육군 36사단 “선배 전우 희생 기억”…6·25 전사자 발굴 유해 합동 영결식 거행
전쟁의 기억을 되묻는 영현과 현역 장병들이 한자리에 섰다. 6·25 전사자 유해를 되찾은 군과 보훈 당국은 참전 세대의 희생을 다시 호명하며 안보 의식 제고를 다짐했다.
육군 제36보병사단은 24일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사단 백호강당에서 2025년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영결식을 거행했다. 이번 영결식은 평창군과 횡성군 일대 전투 현장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를 공식적으로 추모하고 봉송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영결식에는 하헌철 육군 제36보병사단장과 최윤정 국가보훈부 강원동부보훈지청장, 심재국 평창군수, 김명기 횡성군수, 6·25참전유공자회를 포함한 보훈단체 관계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요원, 유해 발굴에 참여한 평창대대와 횡성대대 장병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군과 지방자치단체, 보훈·유가족 관련 단체가 함께해 전사자 추모와 안장 절차의 공적 의미를 부각했다.
행사는 호국영령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 경과보고, 추모사와 추모헌시 낭독,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 조총 발사와 묵념, 유해 운구 및 봉송 순으로 진행됐다. 장병들은 전우이자 선배 세대인 영현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경례로 맞았고, 보훈단체와 지자체 대표들은 헌화와 분향을 통해 예우를 표했다.
육군 36사단은 4월부터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일대 라운드업 작전 현장과 평창군 상월오개리 일대 모릿재 방어 전투 현장에서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사자 유해 11구와 군장품, 장구류, 개인 소지품 등을 포함한 유품 1천95여 점을 수습했다. 군은 발굴 위치와 형상, 출토 유품을 토대로 당시 격전의 양상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영결식을 통해 봉송된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옮겨져 유전자 검사를 거칠 예정이다. 감식 결과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유가족이 특정되면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되며, 이후 전사자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국립묘지에 예우를 갖춰 안치된다.
하헌철 사단장은 추모사에서 6·25 참전 세대의 희생을 오늘의 안보 현실과 연결하며 현역 장병들의 책무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선배 전우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의 토대 위에 가능했다고 언급하며 선배들의 희생으로 지킨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완벽한 대비 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영결식을 계기로 장병 대상 안보 교육과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의 지속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방부와 육군은 해마다 6·25 전투 주요 격전지와 예상 매장 지점을 중심으로 유해발굴 사업을 확대해 왔다. 정치권과 정부는 전사자 유해발굴과 신원 확인을 전후 세대 통합 과제이자 국가 책임의 문제로 보고 관련 예산과 제도 정비를 이어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전자 분석과 유가족 찾기 절차가 장기화될 수 있다면서도 전사자를 끝까지 찾아 모시는 일은 국가와 군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각 사단은 향후에도 지방자치단체 및 보훈 당국과 협력해 강원 지역을 포함한 전국 주요 전투지역에서 유해발굴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