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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를 만든 석학, 부산서 강연”…미래 위성항법 기술 비전 제시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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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기술이 공간정보 산업은 물론, 교통·통신·금융 등 현대 사회 전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가운데, ‘GPS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적 위성항법 석학 브래드포드 파킨슨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이 20일 부산에서 열린다. 미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이번 강연은 GPS 개발사와 혁신 발전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국내 첫 공식 행사로, 업계는 위치정보 시스템의 진화 방향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킨슨 교수는 1973년 GPS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당시 핵심 설계 책임자로 참여했고, 합동사업사무국 초대 국장을 지내며 GPS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그를 ‘GPS의 아버지’로 칭하며, 그의 실질적 업적이 오늘날 위성항법시스템의 세계 표준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본다. 이번 강연에서는 1970년대 위성항법 기술의 태동부터, 기술적 변곡점이 된 신호 구조·시계 정밀도 개선·저궤도 위성 적용 등 발전과정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24기 위성으로 지구 전역 정밀 측위(위치 파악)와 항법, 초정밀 시각 동기화(PNT, Positioning·Navigation·Timing)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파킨슨 교수는 당초 군사용이던 GPS를 민간송신 신호로 확장·표준화하고, 시계 오류 보정·다중 경로 잡음 제거 등 기술적 난제 해결을 주도했다. 이러한 개방적 기술 정책과 알고리즘 혁신 덕분에 GPS는 차량·항공·스마트폰 등 수백조원 시장의 기반 기술이 되었고 유럽(갈릴레오), 중국(베이더우), 러시아(글로나스) 등 주요국도 독자적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경쟁에 뛰어든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 이용, 다중소스 융합 측위, 양자내비게이션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며 정확도는 수cm 단위로 대폭 개선되고 있다. 국내 역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을 추진 중이며, 산업계에서는 GPS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물류·스마트교통 등 국가 인프라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파킨슨 교수 강연은 GPS 설계·시행착오 경험은 물론, 저궤도 위성, 암호화 신호, 사이버보안 등 차세대 PNT 시스템의 혁신 방향에 대한 통찰도 공유할 예정이어서 업계 전문가와 연구진 이외에도 일반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도국들은 최근 GPS 보완·강화 기술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규정, 관련 특허와 산학협력 및 민군겸용 응용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 미국은 고정밀 항법신호(M코드), 유럽은 오차보정 위성, 일본은 준정지궤도 위성(QZSS) 등 고유 표준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PNT 주도권 각축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김진희 우주항공청 인공위성부문장은 “GPS는 현대 문명의 핵심 인프라로, 이 분야를 개척한 파킨슨 교수의 경험담은 위성항법 시스템의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며 “이번 강연이 KPS 개발과 연계돼, 실무자와 국민 모두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행사가 GPS 등 위성항법 기술의 미래와 우리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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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포드파킨슨#위성항법#g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