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억새 넘어 빛이 흐른다”…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재생과 휴식의 공간 되다

김태훈 기자
입력

도심 가까이에 바람에 물결치는 억새밭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잊힌 공간이었지만, 이제 하늘공원의 서울억새축제는 한 해의 깊어가는 가을을 상징하는 일상이 됐다.

 

마포 하늘공원에선 억새와 예술이 만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미디어 파사드의 환한 빛과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억새밭을 배경으로 울려퍼지는 축하공연은 SNS 인증샷의 단골소재로 떠올랐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억새꽃다발 만들기에 몰두하거나, 조형미를 자랑하는 포토존 앞에서 장면을 남기는 모습도 흔하다. 싱잉볼 명상 체험에서는 “바쁜 일상 속 힐링을 억새 사이에서 찾았다”는 방문객 반응도 이어진다.

미디어 파사드부터 억새꽃다발 체험까지…‘서울억새축제’ 마포 하늘공원에서 열린다
미디어 파사드부터 억새꽃다발 체험까지…‘서울억새축제’ 마포 하늘공원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하늘공원은 도시 재생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주목받아왔다. 축제 기간 동안 현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숫자가 크게 늘었고, 생태를 주제로 한 전시와 문화행사도 매년 다채로워지는 추세다. 특히 억새꽃다발 만들기 체험, 버스킹 공연, 사진전 등 참여 프로그램이 세대 구분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렌드 분석가 신유진 씨는 “도시에서의 쉼과 회복이 자연 속에서 이뤄질 때, 더 깊은 만족감을 얻는다”며 “서울억새축제와 같은 도심 생태축제는 재생의 가치를 몸소 체감할 기회를 준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억새 속 싱잉볼 명상은 잠시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순간을 가져다줬다”며 소감을 남겼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매년 기다려지게 된다”, “도심 안에서 자연과 이렇게 가까워질 줄 몰랐다”, “아이와 함께 억새꽃다발을 만드는 시간이 특별했다” 등 각자만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이다. 억새밭을 걷는 소원길에서 내년의 바람을 담아보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 작은 축제를 공유하는 연인 모두 축제의 풍경이 된 셈이다.

 

서울억새축제를 거닐다 보면, 자연과 사람이 만나 도시가 새롭게 숨 쉬는 순간을 실감하게 된다. 단지 볼거리를 넘어, 재생 공간과 문화가 얽혀 일상에 깊은 여유와 성찰을 선물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서울억새축제#하늘공원#미디어파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