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 UNITED 통합 그랜드 파이널 개막…크래프톤, e스포츠 플랫폼 경계 허문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PC와 모바일을 한 무대에 올리며 글로벌 통합 비전을 시험대에 올린다. 크래프톤이 주도하는 PUBG UNITED 그랜드 파이널이 태국 방콕에서 개막해, 서로 다른 플랫폼과 리그로 나뉘어 있던 경쟁 구도를 하나의 도시와 하나의 무대에 수렴시키는 시도를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분화 속에 성장해온 e스포츠 산업에서 통합형 글로벌 대회가 새로운 흥행 모델이자 데이터 기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실험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최상위 국제 e스포츠 대회인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PGC 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PMGC 의 통합 결승전 PUBG UNITED 그랜드 파이널이 12일 방콕에서 개막한다고 밝혔다. PUBG UNITED는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를 하나의 비전과 커뮤니티 아래 묶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올해 그랜드 파이널에서 두 타이틀의 월드 챔피언이 동시에 탄생한다. PC와 모바일 정규 e스포츠 리그의 월드 파이널이 같은 장소와 일정 안에서 진행되는 사례는 국제 e스포츠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구성으로 평가된다.

이번 그랜드 파이널에는 PGC와 PMGC를 합쳐 총 128명의 글로벌 선수가 참가한다. 이는 PUBG e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선수단이 단일 경기장에 집결하는 대회로, 지역별 상위 팀들이 동일한 물리적 환경과 무대 연출 아래에서 경쟁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를 선호하는 글로벌 게임사와 스트리밍 플랫폼 입장에서는 경기 몰입도와 현장 연출, 부가 공연 등을 한 번에 집약할 수 있는 포맷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데이터 기반 관전 경험을 강화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AWS와 협업해 그랜드 파이널 중계에 승률 기반 데이터 분석을 처음 적용한다.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처리해 팀별 생존 확률, 교전 승률, 구역별 위험도 같은 지표를 시청 화면에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킬 수나 생존 시간 중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데이터 해설의 도입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기능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경우, 축구와 야구 등 전통 스포츠에서의 세이버메트릭스처럼 e스포츠에서도 고급 지표를 활용한 팬덤 분석과 팬 참여형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PGC 2025의 총 상금은 150만 달러로 책정됐으며, 여기에 PGC 2025 기념 아이템 판매 수익의 25%가 추가로 편성된다. 게임 내 아이템 수익을 상금에 연동하는 구조는 팬 참여를 수익과 보상 구조에 직접 연결하는 대표적 e스포츠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는 추세다. 우승팀은 기본 우승 상금 50만 달러와 함께 판매 수익 배분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대회 MVP에게는 포르쉐 카이엔이 부상으로 주어지고, 우승팀 전원에게는 발렌시아가와 협업해 제작한 챔피언스 자켓이 수여된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e스포츠 선수와 팬덤을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대회 현장 연출 측면에서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화됐다. 방콕 특설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 축하 공연에는 비트박스 그룹 비트펠라 하우스의 윙과 히스가 무대에 오른다. 또 배틀그라운드의 핫드랍 모드에서 영감을 받은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인 뮤지션 R.Tee가 공연을 진행한다. 티켓 매진을 기록한 현장에서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공연형 콘텐츠를 결합해, 오프라인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스폰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e스포츠 이벤트 모델을 구현한다.
한국 팀들도 PC와 모바일 양축에서 동시에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PGC 부문에는 디엔 프릭스 DNF , 티원 T1 , 배고파 BGP , FN 포천 FN POCHEON , 아즈라 펜타그램 AZLA 가 진출했고, PMGC 무대에는 디알엑스 DRX , 디플러스 기아 Dplus KIA 가 나선다. 이들 팀은 한 해 동안 국제 및 지역 리그에서 검증한 전술 완성도와 매크로 운영을 앞세워 상위권 입성을 노리고 있다.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국내 최상위 전력을 대회에 투입하는 구조는 한국 PUBG e스포츠 생태계가 여전히 국제 경쟁력이 높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크래프톤은 PUBG UNITED를 PUBG e스포츠가 추구해온 글로벌 통합 비전을 실물화한 사례로 소개했다. 회사 측은 두 타이틀 선수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경쟁하고, 전 세계 팬들이 동일한 흐름 속에서 경기를 소비하는 경험 자체가 향후 PUBG e스포츠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별 개별 리그에서 통합형 이벤트로 무게 중심을 일부 옮기려는 행보로, 장기적으로는 리그 구조 개편과 상금 재원 구조, 데이터 중계 상품화 등 비즈니스 모델 변화 논의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PUBG UNITED 그랜드 파이널은 한국 시각 기준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공식 유튜브와 틱톡, 치지직, 네이버 e스포츠 등 주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중계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를 향한 확장성과 동시 접속 분산, 데이터 수집 범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e스포츠 업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통합형 글로벌 파이널과 데이터 분석형 중계가 시장에 안착하는지, 그리고 게임 내 아이템 연동 상금 모델이 팬덤과 수익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지켜보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기술과 연출, 플랫폼 전략이 맞물린 통합 이벤트가 향후 e스포츠 비즈니스 재편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