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근거, 유동규와 검사에게 들은 내용”…남욱, 정진상 재판서 진술 번복 거듭
진술 신빙성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된 형사재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직접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말한 대로 진술했다’고 반복 주장”하며 법정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발언은 재판의 핵심 인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연루된 핵심 증인들의 상반된 진술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가중되는 정치권 분위기를 반영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는 증인으로 나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원을 나눠서 준 사실마저도 검사로부터 지적받고 기억한 것처럼 조서에 담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시 조사받던 검사실에 검사와 유동규가 함께 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느냐’고 독촉했고, 유동규가 ‘진상이 형에게 준다고 했던 걸 왜 기억 못 하냐’고 압박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욱 변호사는 2021년 재수사 과정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실장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전까지는 몰랐던 내용을 검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이전 입장을 번복했다. “뇌물을 둘러싼 가장 중요한 부분도 수사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유동규 진술에 따라 증언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남욱 변호사는 “김용, 정진상에 대한 얘기는 수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 그 외 정진상과의 협의, 보고 등도 모두 당시 검사에게 들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남욱 변호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출소 이후 ‘나는 3년만 살면 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디서 들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장동 사건 선고에 대해서도 “정영학 회계사와 유동규의 회유된 진술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정진상 전 실장 측은 이날 재판에서 증인의 잦은 진술 번복에 문제를 제기하며 핵심 증인들의 구치소 출정 및 접견 기록 확보를 요청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며, 검찰 조사 또는 접견 시 진술 내용이 바뀐 연관성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은 재판 전 취재진의 대장동 선고 결과 및 판결문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을 나섰다.
당분간 대장동 의혹 관련 재판은 남욱, 유동규 등 핵심 인물들의 상반된 진술과 그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진술 번복과 수사 신뢰성 논란을 놓고 거센 논쟁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