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테더와 연쇄 회동”…스테이블코인 협력 논의 본격화
국내 주요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의 고위 임원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 논의를 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 KB금융, 농협금융뿐 아니라 나이스그룹, 토스 등도 테더 관계자들과 만나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분야 협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산업 디지털 전환에 따라 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양상으로 분석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마르코 달 라고 테더 부사장, 퀸 르 아태지역 총괄, 안드레 킴 중남미 매니저 등과 만나 스테이블코인 시장 동향과 양사 네트워크 구축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면담은 최근 국내외 금융권에서 디지털 화폐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달 22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과도 만남을 가지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왔다. 진 회장은 최근 “플랫폼 기업과 디지털화폐 확대로 예금 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디지털 자산이 금융산업에 미칠 변화를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도 이번 주 안에 조영서 KB국민은행 부행장(인공지능·디지털전환 담당) 등 그룹 관계자들이 테더와 별도 면담을 갖고 스테이블코인 분야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테더 측 인사들은 나이스그룹, 토스 등 주요 핀테크 기업들과도 연이어 접촉 일정을 소화한다. 나이스홀딩스 임원진과 나이스정보통신 모바일사업담당자 등도 테더 측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금융의 블록체인·가상화폐 담당 실무진은 지난 5일 퀸 르 테더 아태 총괄과 사전 회동을 마치고 구체적인 협업 방향을 논의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제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다양한 협력 시나리오가 검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대응 전략 변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도 은행·핀테크 업계와 글로벌 디지털 자산 기업 간 논의는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정부의 디지털 금융 규제 방향 및 글로벌 제도 변화가 협력 구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전략은 앞으로도 정부 정책, 혁신 기업과의 협업, 제도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관련 논의가 한층 활성화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