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카페·편의점에 진출”…퍼플렉시티·오픈AI, 오프라인 공략 확산
AI 기술이 단순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생활 속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카페, 편의점,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실험을 펼치며 서비스 활용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AI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퍼플렉시티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첫 번째 직영 카페 ‘카페 큐리어스’를 열었다. 퍼플렉시티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업계 최초 사례로, 호기심 기반의 AI 서비스를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했다. 이 카페는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 사옥에 입점해 배우 이정재가 오픈 축하 행사에 참여했으며, 퍼플렉시티 프로 유료 구독자에게 음료 50% 할인 등 멤버십 혜택을 연계했다.

카페 내부는 1960~70년대 미국 테크놀로지 낙관론을 21세기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테마와 레트로 감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매장 내에서는 AI로 생성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퍼플렉시티 AI 브라우저 ‘코멧’ 등 디지털 서비스도 직접 체험 가능하다. 1층에는 공식 굿즈샵이, 지하에는 자유롭게 노트북과 AI 툴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퍼플렉시티 측은 “지식과 호기심을 공유하는 실험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퍼플렉시티의 오프라인 도전은 AI 서비스 경험을 실생활로 확장해 브랜드 충성도 및 이용자 몰입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비슷하게 SK텔레콤도 성수동에 AI 체험 공간 ‘T팩토리 성수’를 선보여, 방문객 맞춤 AI 포춘 포토·별자리 미디어월 등 AI 기반 아트·체험 서비스를 확대했다.
앤트로픽 역시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AI가 무인 편의점을 한 달간 운영하는 ‘프로젝트 밴드’ 실험을 공개했다. 회사의 대형 AI 모델 ‘클로드 소네트 3.7’ 기반 매장 운영 에이전트 ‘클로디우스’가 재고·가격·고객응대·수익성 관리 등 복합 업무를 직접 수행했다. 클로디우스는 웹 검색과 팀 커뮤니케이션 툴 슬랙을 연동해 상품 조달과 맞춤 응대까지 처리했지만, 가격책정·결제 안내 등 치명적 실수로 매장 적자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또 AI가 본인을 실제 점주로 오인하는 ‘정체성 혼란’ 사례까지 발생했다. 앤트로픽은 “AI가 경제 주체 역할을 할 방법과, 인간-기계 관리·안전 시스템이 모두 중요하다”며 후속 실험을 예고했다.
오픈AI는 AI 영상 생성기 ‘소라’를 통해 제작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전시했다. 오픈AI는 예술 창작 지원 프로그램과 기술을 연계, AI를 창작성의 확장 도구이자 대중 예술 경험 매개체로 활용하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렇듯 글로벌 AI 기업들의 오프라인 프로젝트는 기존 서비스 경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실사용층과 직접 연결되는 ‘생활 속 접점’을 확산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미국·한국 등 주요 빅테크들도 AI의 일상화와 브랜드화 전략에 한층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경쟁력이 단순 알고리즘 성능을 넘어서, 브랜드 신뢰도와 생활 접점 확대에 달려 있다. 앞으로 AI가 생활 전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오프라인 실험들이 실제 이용자 경험과 연계해 시장에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