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SW기업 ESG 경영대상…한화시스템 등 3사 수상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ESG 경영을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두 번째 AI·SW기업 ESG 경영대상을 통해 업계 우수 사례를 선정하고, 유럽연합 AI 액트 등 글로벌 규제를 진단 체계에 반영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상이 AI 기업의 책임성 강화 경쟁을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제2회 AI·SW기업 ESG 경영대상 수상 기업을 17일 발표했다.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에 해당하는 대상은 기업 규모별로 총 3곳이 받았다. 대기업 부문은 한화시스템, 중기업 부문은 시스원, 소기업 부문은 포티투마루가 각각 수상했다. 협회장상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은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글로벌, 와이즈와이어즈, 와이즈스톤 등 4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특별상은 지란지교소프트, 이수시스템, 에이케이아이에스, 시프트바이오 4개사가 받았다.

수상 기업은 8월 20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된 AI·SW기업 ESG경영 진단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선정됐다. 협회는 ESG 경영 진단 결과와 별도의 심의위원회 심사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기술기업 특성에 맞는 정량·정성 지표를 함께 평가해 ESG 경영의 실질적 수준을 반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KOSA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AI·SW 산업에 특화된 ESG 경영 진단 서비스를 도입하고 제1회 SW기업 ESG 경영대상을 열었다. 올해는 시상명에 AI를 명시하고 진단 항목에 AI 책임성, 데이터 보호, 인권 존중 등 요소를 포함했다. 특히 유럽연합 AI 액트와 같은 글로벌 규제 동향을 분석해 항목을 설계함으로써 국내 기업이 국제 규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도록 유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진단 서비스는 국내외 약 1000개 ESG 이니셔티브 데이터를 반영해 평가 모델을 구축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해 기업별 진단 요소 평가 결과를 정리하고, 산업별 이슈 중요도 분석 등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구조다. 동일 산업군 내 다른 기업과의 비교 분석 기능과 ESG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도 포함됐다. AI 기술을 평가뿐 아니라 분석과 피드백 자동화에 활용해, 중소 규모 IT 기업도 상대적으로 적은 리소스로 ESG 경영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윤리 원칙,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알고리즘 투명성 보고가 투자와 규제 대응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AI·SW 기업은 인력과 비용 제약으로 ESG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협회가 제공하는 진단 서비스와 시상 제도는 이러한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업계 내 벤치마크 대상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KOSA는 ESG 경영 진단 결과를 금융·투자 영역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협회는 진단 결과를 기업신용평가의 비재무 지표로 활용하고, 금융기관과 연계한 ESG 우대금리 금융상품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구체화해 내년 초 안내할 계획이다. ESG 성과를 단순한 이미지 제고 수준이 아닌 자금 조달 비용과 직결되는 요소로 연결해, 기술기업이 자발적으로 ESG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AI 책임성, 데이터 보호, 인권 존중과 같은 항목이 향후 글로벌 거래와 투자에서 필수 확인 요소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SW기업 ESG 경영대상과 같은 제도가 국내 기업이 규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해외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ESG 진단과 시상이 국내 AI·SW 기업의 경쟁력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그리고 금융 인센티브와 같은 연계 구조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