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ETF 상장에도 가격 2달러 붕괴”…미국, 리플 신뢰 약화에 투자심리 냉각
현지시각 기준 11월 23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리플 XRP(엑스알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2종이 거래를 시작했지만 가격은 2달러 아래로 밀리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상장은 가상자산 시장 제도권 편입 확대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 위축과 온체인 지표 악화가 겹치며 단기 수급에 뚜렷한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 AMB크립토는 11월 23일 리포트에서 프랭클린 템플턴과 그레이스케일이 출시한 리플 XRP ETF가 승인·상장된 직후에도 가격 반등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 XRP는 7월 기록한 3.60달러 고점 수준에 근접하지 못한 채 최근 분기 누적으로 약 35% 하락한 상태이며, ETF 상장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도는 특히 온체인 지표가 약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체 XRP 공급량 가운데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물량 비중이 약 57% 수준으로 낮아졌고, 이는 수익 구간 투자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 자료를 인용하며, 30일 기준 일일 실현손실의 30일 지수이동평균(EMA)이 일평균 7,500만 달러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하고 시장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외신은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ETF 상장이 ‘호재 매수’보다는 ‘뉴스 매도’ 국면을 촉발했다고 해석했다. ETF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시점까지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된 뒤, 실제 상장과 동시에 차익 실현과 손절이 동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해석은 단기 가격 흐름과 심리 지표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다만 ETF 상장 효과를 온체인 약화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접근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ETF 상장 직후 시장 수급은 해당 자산의 펀더멘털 외에도 글로벌 유동성 환경, 미국 증시 변동성, 각국 규제 리스크와 같은 거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과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초기 도입기에서도 상장 직후 가격 조정과 거래량 위축이 반복된 선례가 존재해, 리플 XRP만의 고유 부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산 간 단순 비교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AMB크립토는 이더리움이 10월 조정 이전 고점을 회복한 반면 리플 XRP는 유사한 탄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지만, 시장에서는 두 자산의 구조와 수급, 규제 환경이 상당히 다른 만큼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플 XRP는 미국 증권 규제와 관련된 법적 논란이 반복돼 왔고, 이더리움에 비해 디파이·NFT 생태계 확장 정도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ETF 상장에도 가격 반등이 제한되는 상황은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관·개인 투자자 모두 리스크 자산 노출을 줄이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XRP ETF로 유입될 신규 자금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이 2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데다 온체인 상의 실현손실 확대가 부각되면서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보다 ‘추가 하락 방어’에 초점이 맞춰진 움직임이 관찰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ETF 상장이 갖는 구조적 의미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전망도 상존한다. 규제당국 승인을 거친 ETF는 연기금·자산운용사·패시브 펀드를 포함한 기관투자가의 접근성을 높이는 통로로 기능한다. 글로벌 유동성이 개선되고 미국(USA)과 유럽(EU)에서 가상자산 규율 체계가 보다 명확해질 경우, 리플 XRP ETF가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 이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향후 XRP 가격 흐름은 온체인 지표 회복 여부와 함께 매크로 환경 변화, 미국(USA) 규제 기조,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위험 선호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실현손실 확대와 투자심리 약화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수급 구조가 재편될 여지도 남아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업계는 XRP ETF 도입이 가상자산 시장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