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고용 통계 사라졌다”…미국 노동부, 셧다운 후 발표 취소에 연준 정책 불확실성 확대
현지시각 기준 21일, 미국(USA) 워싱턴에서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인한 핵심 경제지표 공백이 공식화됐다. 미국 노동부는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비농업 고용 통계 발표를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해, 국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당국에 적지 않은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 이번 결정은 셧다운 기간 중 통계 작성에 필요한 설문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통계당국은 누락된 자료를 사후에 보완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현지시각 기준 21일,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10월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동통계국은 10월 조사대상 기간 동안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업무 중단 탓에 필수 설문조사를 실시하지 못했으며, 이후 시점에 당시 시점의 가격 정보를 소급해 수집하는 방법은 통계 신뢰성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동통계국은 설문 없이도 행정자료나 자동 집계로 취합 가능한 일부 가격 정보는 오는 12월 18일 공개 예정인 11월 소비자물가 보고서에 함께 포함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노동통계국은 핵심 고용 통계인 비농업 고용지표의 10월 보고서도 취소했다. 통계 작성의 기반이 되는 가계조사 설문이 셧다운 기간 내내 진행되지 못해 표본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노동통계국은 물가와 고용의 핵심 지표인 CPI와 비농업 고용지표 모두에서 2025년 10월분에 한해 구조적 공백이 발생했다고 정리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직격탄을 던지고 있다. 연준은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향배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통상적으로 회의 직전까지 참고해 온 최신 소비자물가지수와 비농업 고용 통계 가운데 10월 수치를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연준은 통화정책 목표인 2% 물가상승률 달성 여부를 평가할 때 소비자물가지수보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핵심 지표로 활용해 왔다. 그럼에도 소비자물가지수와 고용 통계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과열 여부를 세밀하게 판단하는 데 중요한 보조 지표로 간주돼 왔기 때문에, 한 달 치 공백이 정책 판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동통계국은 10월 1일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CPI와 고용 보고서를 포함한 대부분 경제통계 산출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다만 9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는 예외적으로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노동통계국은 9월 CPI가 미국 사회보장국이 내년도 사회보장 연금 지급액을 산정하는 데 필수적인 통계라는 점을 고려해, 셧다운 상황에서도 단 한 차례에 한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월가를 비롯한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10월 조사기간에 설문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10월 소비자물가 보고서가 제때 나오기 어렵고 발표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속 제기돼 왔다.
이 같은 통계 공백은 미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고용시장 냉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월별 데이터가 끊기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 또는 인하 시점을 둘러싼 해석이 더 넓게 갈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와 고용이 동시에 빠진 한 달분 데이터는 장기적인 추세 분석에는 제한적 영향에 그칠 수 있지만, 단기 정책 결정과 시장 심리에는 눈에 띄는 불확실성을 추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이번 공백 속에서 PCE 가격지수, 구인·이직 보고서, 민간 부문이 제공하는 각종 고용·물가 지표 등 대체 통계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부 공식통계만큼 장기간 일관성 있게 작성된 지표는 많지 않아, 통화정책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거시통계의 연속성이 끊긴 사례가 반복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데이터에 부여해온 신뢰 수준 자체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통상 정치·재정 문제로만 주목받아 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시경제 통계체계의 안정성까지 위협하는 변수가 됐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통계 공백 자체는 일시적일 수 있으나, 핵심 지표의 정기 발표가 반복적으로 중단될 경우 연준과 시장 간 소통, 국제 투자자의 위험 평가 체계에도 균열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와 노동통계국이 향후 셧다운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핵심 통계를 유지하기 위한 예외 규정을 재정비할지, 또 연준이 어떤 보완적 데이터 체계를 구축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질서의 예측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 취소가 미국 통화정책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