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향 따라 걷는 소백산 마을”…경북영주 풍기인삼축제에서 만나는 건강과 이야기
요즘은 건강을 찾는 사람이 많다. 예전엔 귀한 사치로 여겨졌던 보양 식재도 이제는 삶 한가운데 자리한 지 오래다. 올해 10월,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서 펼쳐지는 ‘경북영주 풍기인삼축제’ 현장에는 이런 변화가 구체적인 풍경으로 놓여 있다.
아침 안개가 감도는 성내리 들녘, 햇살이 퍼지면 들판엔 은근한 인삼향이 스민다. 축제장 곳곳에선 지역 농민의 땀이 밴 인삼이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인삼깎기 경연과 체험형 인삼 병주 만들기, 떡메치기와 경매까지, SNS에선 직접 참여하는 가족 단위 인증사진이 줄을 잇는다. 아이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데 모여 인삼의 깊은 맛을 나누고,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져 웃음짓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런 변화는 지역 경제와 소비 트렌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삼 소비층이 30~40대 젊은 층까지 넓어졌고, 인삼가공식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축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아이와 함께 직접 인삼을 만지고 먹으니 건강한 지역 원료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표현했다. 지역 농산물 판매장엔 수삼뿐 아니라 홍삼, 다양한 특산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 ‘경험 중심의 건강 라이프’가 있다고 해석한다. 지역 축제 기획자 최지민 씨는 “먹거리와 공연, 전통 체험이 한자리에 모일 때 비로소 땅의 가치와 삶의 이야기가 연결된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인삼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 “마당극에 아이와 박수치며 웃었어요”, “올해도 부모님 모시고 꼭 가야겠다” 등, 축제를 매년 기다리는 이들의 따스한 기대가 SNS에서 계속 올라온다. 지역 주민에게는 오랜 풍습과 정체성을 함께 나누는 의미가,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힐링의 시간이 된다.
풍기인삼축제는 단지 한 해 농사의 끝을 알리는 행사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의 매듭이었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묻게 하는 시간이다. 작고 소박한 체험과 한 접시의 인삼요리가, 우리의 삶 속 일상을 천천히 바꿔 놓는다.
결국 중요한 건, 오래도록 남는 건강과 이야기,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는 방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