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미국이 가장 중요”…여론 격차 2배로 벌어져
한국 경제의 최우선 관계국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부상하는 가운데,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인식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졌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나라로 미국을 꼽은 비율이 6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중국을 선택한 응답자는 22%에 그쳐 양국 간 인식 차가 45%포인트로 2배 이상 벌어졌다.
직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사 조사에서는 미국 51~55%, 중국 35~39%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미국의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지고, 중국은 그만큼 줄었다. 한국갤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임과 함께 강화된 보호무역 정책, 고율 관세 등 급변한 경제 환경이 국민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대별로 뚜렷한 변화가 포착됐다. 지난해까지 40대와 50대는 경제 협력에서는 미·중 양국의 비중을 비슷하게 평가했으나, 올해 들어 미국을 택한 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안보에선 미국 중심 인식이 이미 강했으나, 경제 영역까지 미국 쏠림 현상이 뚜렷해진 셈이다.
글로벌 여론을 반영한 조사도 나왔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전 세계 37개국에서 실시한 결과, 세계 시민 63%는 중국, 61%는 미국을 2030년에도 초강대국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미국에 대한 믿음이 더욱 두드러졌다. 미국의 초강대국 인식은 89%였으며, 중국은 66%로 집계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중국 의존 고리를 옥죄는 신호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야권 일부에선 “지나친 대미 의존이 자립형 성장 전략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여권과 보수 진영은 “미국과의 경제안보 동맹 강화가 필수”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심화, 세계 공급망 변동 등 대외 리스크가 인식 변화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경제 외교 방향을 두고 정치권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 인식 변화는 정당별 대외 정책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향후 미·중 관계와 관련된 법률 및 정책 논의를 한층 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