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레인저스 태국 6년 성장세…라인스튜디오 동남아 공략 속도
모바일 디펜스 게임 라인 레인저스가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6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캐주얼 게임 장기 흥행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과 연계된 게임 서비스 구조에 더해, 현지 문화와 취향을 정교하게 반영한 캐릭터 기획과 마케팅 전략이 결합되면서 동남아 모바일 게임 생태계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메신저 기반 게임 플랫폼이 단일 국가를 넘어 다지역 동시 확장에 유리한 구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라인스튜디오의 태국 성과를 동남아 게임 유통 전략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라인스튜디오에 따르면 라인 레인저스의 태국 누적 사용자 수는 11월 기준 약 4220만명으로 글로벌 전체 누적 사용자 9370만명의 45퍼센트를 차지한다. 태국 시장 진출 초기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595퍼센트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약 552퍼센트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1일에는 태국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6위에 오르며 매출과 이용 지표 모두에서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라인 레인저스는 라인 메신저 세계관 속 캐릭터를 활용한 디펜스 액션 역할수행게임이다. 이용자는 외계인에게 붙잡힌 캐릭터 샐리를 구하기 위해 전투에 나서는 구조로, 1000개가 넘는 레인저 캐릭터를 수집하고 강화해 1000개 이상의 스테이지를 공략한다. 실시간으로 다가오는 적을 막아내는 디펜스 규칙에 수집형 RPG 요소를 결합해, 짧은 플레이 타임 안에서도 성장과 보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설계된 점이 동남아 모바일 이용 패턴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성과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태국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라인스튜디오는 11주년을 맞아 태국 전사와 상징 동물인 코끼리 모티브를 결합한 신규 캐릭터 코끼리 전사 브라운을 선보였다. 단순한 번역 수준이 아니라 문화적 상징을 게임 내 수집 요소와 전투 스킬로 녹여내 현지 이용자 몰입도를 높였다. 이 캐릭터는 한정 수집과 성장 보상을 연계한 이벤트로 제공되며 과금과 접속 빈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층 공략을 위한 지식재산권 협업 전략도 눈에 띈다. 라인스튜디오는 스파이 패밀리, 진격의 거인, 체인소 맨 등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과 연달아 협업해 태국 10대와 20대 초반 이용자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IP는 캐릭터 콜라보 스킨, 한정 스테이지, 협동 이벤트 등으로 확장되며 이용자 재접속률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활용된다. 특히 태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소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IP 연동 전략은 마케팅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수요 확대 방식으로 평가된다.
라인 메신저와의 연동 구조 역시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메신저 기반 게임 플랫폼은 친구 초대, 랭킹 공유, 이모티콘 보상 등 소셜 기능을 통해 이용자 유입과 복귀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태국처럼 모바일 메신저 사용률이 높은 시장에서는 계정 연동과 알림 메시지 기능만으로도 게임 재진입률을 유지할 수 있어, 별도의 대형 광고 집행 없이도 장기 운영이 가능해진다. 동남아 여러 국가에 동시에 서비스되는 메신저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가 간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보면 라인 레인저스의 태국 성과는 캐주얼 장르에서도 철저한 지역 맞춤 전략이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콘솔과 PC 기반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 강세인 반면, 동남아시아는 짧은 세션 기반 모바일 게임과 과금 구조가 결합된 캐주얼 타이틀 비중이 크다. 중국과 일본 대형 게임사들이 RPG와 배틀로얄 중심으로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라인스튜디오는 메신저 연동과 지역 문화 결합형 캐주얼 타이틀로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게임산업 규제와 관련해서도 모바일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태국과 동남아 주요 국가는 청소년 이용 보호를 위한 시간 제한과 과금 보호 장치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추세지만, 하드코어 게임에 비해 캐주얼 장르의 규제 부담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다만 결제 한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 공통 규제가 확대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운영 데이터 분석과 이용자 보호 설계가 동남아 서비스 안정성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정원 라인스튜디오 대표는 태국 성과 배경에 대해 현지 이용자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과 지속적인 현지화 마케팅의 결합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도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과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라인스튜디오가 태국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인접 시장에서 유사한 현지화 전략을 확대 적용할 경우 동남아 전체에서 메신저 기반 게임 생태계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한편 라인스튜디오는 라인과의 협업을 통해 대만, 태국, 홍콩 등지에 캐주얼 게임을 선보이며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라인 레인저스를 비롯해 라인 버블 2, 라인 셰프 등 다수 타이틀이 1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가운데, 동남아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장기 서비스 운영 경험은 향후 새로운 캐주얼 게임 론칭과 IP 확장 전략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라인스튜디오의 동남아 현지화 모델이 메신저와 게임을 결합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