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천억원 전환우선주 발행…메리츠증권, 자기자본 8조원대 종합금투 도전 포석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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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5천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자기자본을 8조원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행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요건을 충족해 신사업 진출 폭을 넓히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5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메리츠증권이 약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방식은 제3자 배정이며, 메리츠증권이 무의결권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발행 조건은 주당 1만2천903원, 발행 주식수는 전환우선주 3천875만6천79주다.

메리츠증권, 5천억원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자기자본 8조원대 확대 포석
메리츠증권, 5천억원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자기자본 8조원대 확대 포석

배정 대상자는 특수목적법인 넥스라이즈제일차㈜로, 이 SPC가 전환우선주 전량을 배정받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증권이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넥스라이즈제일차를 통해 이를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넥스라이즈제일차에 풋옵션을 제공해 신용을 보강하는 구조도 함께 설계했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을 자본 확충과 향후 투자 재원 확보에 둔 것으로 밝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전환우선주 형태 선택에 대해 기존 보통주가 아닌 무의결권 전환우선주로 발행함으로써 경영권 변동 부담 없이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레버리지 여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 현재 7조원대에서 이번 증자 이후 8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핵심 요건으로 하는 8조원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면 대형 기업금융,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 대체투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어 향후 수익원 다각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자본 확충을 통해 대형 투자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신사업 진출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이번 거래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향후 금융당국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심사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자본 운용 전략에도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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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메리츠금융지주#넥스라이즈제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