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ETF 대규모 유출 지속”…글로벌 자금 이탈에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 확대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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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17일, 글로벌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오태그(COINOTAG)는 최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총 5억 3,090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가격 변동성 심화와 고점 부담이 투자심리 위축을 자극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하루 만에 4.14% 하락한 10만 5,396.98달러로 급락했다. 이 같은 자금 이탈 흐름은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변화와 맞물려, 디지털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코인오태그 보도에 따르면 아크인베스트(ARK Invest)의 ARKB가 2억 7,520만 달러로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피델리티(Fidelity)의 FBTC 1억 3,200만 달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GBTC 4,500만 달러, 블랙록(BlackRock)의 IBIT 2,950만 달러 등 주요 비트코인 ETF에서 환매가 집중됐다. 반면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ETHA)는 같은 기간 4,69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해 투자 전략과 상품별 차별화 흐름이 부각됐다. 그러나 이더리움 전체로는 그레이스케일 ETHE 등에서 자금이 유출, 혼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유출 지속 전망, 변동성 고조
비트코인 ETF 유출 지속 전망, 변동성 고조

ETF는 거래소 상장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되는 펀드로, 기초자산(이 경우 비트코인·이더리움)의 가격에 연동된다. 최근 급격한 유출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한편, 기관투자자와 개인의 위험선호 변화, 글로벌 거시 환경(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단기적 충격 외에도, 자금 순유출이 반복되면 비트코인 현물 및 파생 시장에 동시 압력이 전이될 수 있어 스프레드 확대, 변동성 고조 등 리스크가 한층 커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ETF 운용사(ARKB, FBTC 등)가 수수료나 마케팅 정책 조정에 나설 수 있으며, 공급자별 경쟁 구도와 자금 유입 경로 다변화 등 산업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규제 환경, 기관 수탁 인프라, 글로벌 위험지표 등 복합적 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각국 금융당국과 글로벌 투자계 역시 이 같은 자금 유출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매체는 기관 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디지털 자산 교차로’라며, 투자심리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선 ARKB, FBTC 등 대형 펀드에서 환매가 집중된 현상을 구조적 리밸런싱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과 GBTC의 수수료·잔존물량 이슈가 추가 반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대규모 순유출만으로 기관 신뢰가 완전히 붕괴됐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단기적인 위험관리와 시장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11만 5천 달러대를 회복할 경우 자금 유입이 재개될 수 있으나, 추가 하락 시 ETF 환매와 현물 매도 압력이 반복될 수 있어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이번 비트코인 ETF 자금 이탈이 암호화폐 시장의 변곡점이 될지, 혹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는 추가적인 규제 명확성, 글로벌 거시환경 변화, 투자자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이번 유출 사태가 디지털 자산 금융시장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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