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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 페널티킥 그대로”…미겔 테르세로스, 브라질 침몰→볼리비아 32년 만의 희망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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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 페널티킥 그대로”…미겔 테르세로스, 브라질 침몰→볼리비아 32년 만의 희망 꿈꾼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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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알토 높이의 공기마저 가른 순간, 수만 팬들의 함성이 볼리비아 대표팀을 밀어 올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8차전, 팽팽하던 경기장의 흐름은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선언으로 변곡점을 맞이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기대와 긴장 속에서 미겔 테르세로스가 침착하게 왼발로 골문을 갈랐고, 브라질 골키퍼의 동작을 비웃듯 승부를 갈라놓았다.  

 

볼리비아는 10일 엘알토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엘알토에서 펼쳐진 홈 경기에서 브라질을 1-0으로 제압하며, 월드컵 남미 예선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결승골은 브라질 미드필더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미겔 테르세로스가 등 번호와 이름답게 극적인 시간을 완성해냈고, 홈 팬들은 90분 내내 넘치는 응원으로 선수단에 힘을 실었다.  

“페널티킥 결승골”…볼리비아, 브라질 제압하며 남미예선 7위 등극 / 연합뉴스
“페널티킥 결승골”…볼리비아, 브라질 제압하며 남미예선 7위 등극 / 연합뉴스

이 승리로 볼리비아는 6승 2무 10패, 승점 20을 확보했다. 같은 시각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에 3-6으로 대패하면서, 순위는 뒤바뀌었다. 볼리비아는 승점 2차로 베네수엘라를 앞서며 남미 예선 7위, 대륙 간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남미 예선에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에콰도르, 우루과이, 콜롬비아, 파라과이가 6장의 본선 직행 티켓을 차지했으며, 볼리비아는 남미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얻은 셈이다.  

 

베네수엘라가 마지막 경기에서 수아레스에게만 4골을 내주며 콜롬비아에 완패한 반면, 볼리비아는 필승 의지와 홈의 기운을 더해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32년 만의 본선행 도전권을 확보했다. 남미 전체 순위에서 아르헨티나는 12승 2무 4패(승점 38)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에콰도르(29점),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브라질, 파라과이(28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8골(12경기)로 남미 최다 득점자 자리를 차지했다. 볼리비아는 유럽을 제외한 5대륙의 강호들과 FIFA 플레이오프 토너먼트에서 남은 두 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마지막 경합을 펼치게 됐다.  

 

정적과 열정이 교차한 엘알토의 그 밤, 팬들의 손끝에는 오랜 기다림과 새로운 꿈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볼리비아 축구의 서사는 다시 한번 32년 만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본선 운명은 FIFA 대륙 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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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테르세로스#볼리비아#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