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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제 간부전 논란”…FDA, 듀시엔 신약 승인 범위 대폭 축소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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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제가 유전성 근위축증 시장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듀시엔 근육이영양증 치료제로 승인된 유전자 치료제 투약 환자 2명이 간부전으로 사망함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신약의 승인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FDA의 조치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진 가운데, 특수 희귀질환 분야 신약 개발 경쟁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주목된다.

 

문제가 된 제품은 미국 바이오기업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유전자 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다. 듀시엔 근육이영양증은 X염색체 유전 질환으로, 소아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진행성 근위축증이다. 환자는 보행능력을 점차 잃게 되고, 심장·호흡근 등 주요 근육까지 손상이 진행돼 평균 수명은 20~30년 내외로 짧다.

FDA는 사망 사례 2건 모두 청소년 환자에서 간부전이 직접적 원인임을 확인했다. 엘레비디스 역시 승인 당시부터 간 손상 가능성이 지적돼 왔다. FDA는 안전성 재검토 결과, “입원과 사망에 이른 간 손상이 보고됨에 따라 승인 범위를 걸을 수 있는 4세 이상 소년으로 제한하고, 약물 라벨에 심각한 간 손상·급성 간부전·사망 위험을 경고하는 박스 경고문(Boxed Warning)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더 넓은 연령·증상 환자에 처방이 가능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12세 이상 비보행 환자에게는 더 이상 투여될 수 없다.

 

엘레비디스는 1회 투여 방식으로 근육 파괴 진행을 늦추는 유전자 치료제다. 사렙타는 전 세계 1100명 이상에게 실제 투여했다고 밝혔다. 이미 비보행 환자 대상 약물 공급은 2023년 6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번 FDA 조치는 유전자 치료제의 희귀질환 적용 가능성에 큰 경고 신호를 준 셈이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유전자·세포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국내외 유사 신약 개발사 역시 임상·사용자 데이터 관리 및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육이영양증 치료제의 실제 시장 안착을 위해 면밀한 부작용 관리와 엄격한 적응증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번 승인 제한은 세계 각국 승인·보험 제도의 기준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고위험군 환자·소아 희귀질환 영역에서의 혁신 치료제 정책이 어떻게 재정립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식품의약국도 “사망 등 부작용 보고에 따라 신속히 적응증을 재조정하는 강경한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전자 치료제의 부작용 위험과 치료 혜택 간 균형, 장기 추적조사 체계 강화가 전제돼야 함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윤리와 환자 안전성, 기술 혁신의 균형 찾기가 신약 시장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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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사렙파테라퓨틱스#엘레비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