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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낮아졌지만 과제 산적”…인간형 로봇, B2B 확산 속 가정 진입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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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낮아졌지만 과제 산적”…인간형 로봇, B2B 확산 속 가정 진입 ‘숙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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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의 가격 하락이 최근 수년 새 두드러지면서 산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AI 고도화와 오픈소스 공개, 대량 생산 덕분에 과거 수억 원을 호가하던 제품이 최근 들어 수천만 원대까지 진입했다. 테슬라·샤오미·유니트리·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물류·경비·안내 등 용도로 시범 도입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가정용 시장의 대중화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산업 현장은 기대감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옵티머스’ 2세대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칩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고, 유니트리는 GPT 기반 대화 기능을 탑재한 ‘G1’을 1만6000달러(약 2200만원)에 발표하며 시선을 끌었다. 이러한 구조 혁신은 공개 API 접목, 부품 자체 설계 등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동반 효율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미와 화웨이 역시 자체 AI 서비스가 집약된 신형 휴머노이드 계획을 밝히며 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

셔츠를 접는 테슬라 ‘옵티머스’ 시연 화면 / 연합뉴스
셔츠를 접는 테슬라 ‘옵티머스’ 시연 화면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가 기업 현장 중심의 확산에는 기여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제품 효용성과 총소유비용(TCO) 등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초기 투자 부담과 유지·보수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까지 더하면, 실질적 ‘가정 내 대중화’는 더딜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일부 스타트업은 시장성 한계에 부딪혀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히, 테슬라 ‘옵티머스’ 2세대가 달걀을 흘리지 않고 옮기는 시연이나 물체 정리 등 정교한 제어 기술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통제된 환경에서의 성능이기 때문에 다양한 현실 공간에서의 내구성과 안정성은 과제로 남는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제는 로봇도 가전제품처럼 만들어지는 시대”라는 긍정적 기대와 “값은 싸졌지만 아직 쓸 곳이 적다”는 평이 상존한다.

 

산업계에서는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 대기업이 물류센터에서 인간형 로봇을 테스트 중이고, 국내 병원과 호텔 등에서도 안내로봇 수요가 꾸준하다. 다만, 반복적이고 위험 작업 등 B2B 활용이 주류를 이루는 한편, 가격 경쟁 과열과 투자 대비 수익성 악화, 현장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중국 기업 중심의 저가 공세 역시 글로벌 시장 구조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정부 및 기업 차원의 기술 내재화와 연구개발 노력이 활발하지만, 배터리 지속시간·자율주행 신뢰성·유지관리 체계 등 근본적 한계 개선 없이는 본격적인 대중시장으로의 확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내 실용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테슬라 등 해외 플랫폼 주도 기업과 현대차 등 국내 부품·소프트웨어 강점 기업 간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의료·교육·돌봄 등 생활 접점 분야로의 확장 역시 중요한 시험대로 지목된다.

 

정책과 시장의 속도 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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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테슬라#유니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