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분쟁 조정 확대”…수락률 저조, 소비자 구제 한계 부각
SK텔레콤 해킹 사고의 위약금 분쟁을 계기로 통신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이 회사 책임을 인정하는 직권조정결정을 내리면서, 동일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의 추가 분쟁조정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분조위 결정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통신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이원화된 구조가 소비자 실효성 확보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된다.
분조위는 지난 21일 SK텔레콤 해킹 관련 위약금 면제 분쟁에서, 신청 기한이 지났더라도 올해 안에 위약금을 전액 면제해야 하며, 유·무선 결합상품 역시 위약금 절반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회사와 해당 소비자 모두 직권조정결정을 이미 통지받았으며, 수락 여부는 내달 초까지 양측이 결정하게 된다.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이번 조정안은 무효 처리된다.

이번 건은 개인 이용자의 추가 분쟁조정 신청이 속속 접수되자, 분조위가 조정 일관성과 신속성 확보 차원에서 직접 직권조정결정을 선택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결정 배경에 피해 사례의 다수를 감안한 형평성, 신속성을 꼽았다.
이와 별도로 2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전체회의에서는 이번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한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분쟁조정안 수락이 개보위 과징금 산정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조정안 수용 등 피해 구제에 협력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성실한 회복 노력으로 인정받아 과징금 감경 요소로 평가받을 여지는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조정안 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미 일부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음에도, 연말까지 추가로 책임을 지라는 이번 결정은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과 달리 통신 분야는 분쟁조정과 제재 부과가 별도로 이뤄진다.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과 제재 권한을 함께 갖는 것과 달리 통신은 분조위와 개보위가 각각 분산 관리한다. 이 때문에 분조위 조정안 수락이 의무적이지 않으며, 실제 지난해 기준 통신사들의 분쟁조정안 수락률은 9.4%에 불과한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정을 신청했다 중도 취하하거나 조정 전에 합의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분조위 제도가 사실상 이용자 구제에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통신분쟁 현안에 대한 소비자 보호 실효성 확보와 제재·분쟁조정 일원화 체계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산업계는 이번 분쟁조정안이 실제 시장의 구제 사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