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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를 무찌르기 위한 모험”…서리지 가족 체험 페스티벌, 온 가족의 잊지 못할 하루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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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연 속에서 가족과 특별한 하루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 같으면 번화한 테마파크가 먼저 떠올랐겠지만, 이제는 숲과 공원이 더 가까운 일상 휴식처가 됐다. 그만큼 직접 만지고 즐기며, 함께 모험할 수 있는 축제가 새로운 가족 문화로 자리잡는 중이다.

 

10월 18일, 대구 북구 서리지 생태공원에서 열릴 ‘서리지 가족 체험 페스티벌’이 그 대표적이다. 축제 현장에는 벌써부터 ‘마녀를 무찌르기’ 미션에 도전할 아이들의 설렘이 넘실거린다. 가족이 용사가 돼 모험의 숲을 누비고, 곳곳에서 과제를 함께 풀어내는 모습은 SNS에서도 인증샷으로 남아 인기다. 작년 이 축제를 다녀온 김선미 씨는 “아이와 함께 한 모험이 평소 대화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고백했다.

마녀 체험부터 가족 마켓까지…‘서리지 가족 체험 페스티벌’ 대구 북구에서 열린다
마녀 체험부터 가족 마켓까지…‘서리지 가족 체험 페스티벌’ 대구 북구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족문화 변화’ 조사에서 지난해 가족 단위 체험형 축제 참가 비율은 5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자연과 체험, 지역 문화를 결합한 페스티벌이 미취학 자녀를 둔 30~40대 부모들에게 꾸준히 지지를 얻고 있다. 북구 관광두레 등 지역 단체가 협업해 제공하는 전통 체험도 어른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경험의 사회화’라 부른다. 가족행동연구자 장진아 박사는 “핸드폰 화면을 공유하던 가족이 숲에서 직접 역할을 나누고, 협동하며 목표를 이루는 경험이 관계의 결을 바꾼다”며 자연체험이 가족 소통의 핵심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초등학생 부모 이승현 씨는 “평상시엔 스마트폰에 빠져 지내곤 했는데, 이런 축제 땐 아이도, 저도 같은 편이 된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마녀를 처음엔 무서워했는데 결국엔 온 가족이 힘을 합쳐 즐거웠다”, “북구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내년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는 글이 이어진다. 한편으로 마켓과 푸드트럭, 야외 쉼터에서 만난 작은 휴식도 “상상치 못한 위로”였다는 리뷰가 남겨진다.

 

자연 속 체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축제들은 단지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다. 스스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협동하고, 모험하고, 쉴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은 일상 곳곳에 더 풍부한 추억을 남긴다. 서리지 가족 체험 페스티벌처럼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가족의 리듬을 다시 만들어 내는 시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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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지가족체험페스티벌#서리지생태공원#북구관광두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