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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IP로 스크린 장악…좀비딸 청룡 최다관객상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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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지식재산을 영상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이 제작한 영화 좀비딸이 청룡영화상 최다관객상을 거머쥐며 웹툰 기반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웹툰 플랫폼이 축적한 스토리 IP가 극장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IP 비즈니스 다각화를 노리는 콘텐츠 업계에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웹툰 원작 영화와 드라마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속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20일 스튜디오N 제작 영화 좀비딸이 전날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최다관객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좀비딸은 최우수작품상, 최다관객상, 남우주연상 조정석, 남우조연상 윤경호, 여우조연상 이정은, 음악상 등 총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좀비딸은 누적 관객 수 563만 명을 기록해 2024년 개봉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네이버웹툰 측은 이번 최다관객상 수상이 스튜디오N이 추진해 온 웹툰 IP 기반 영상 제작 모델의 경쟁력과 확장성을 대형 상업 영화 무대에서 검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좀비딸이 웹툰 원작이 가진 상상력과 영화라는 매체 특유의 몰입감을 균형 있게 결합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수상이 창작자와 배우, 스태프의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웹툰 IP가 지닌 강력한 스토리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앞으로도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극장용 영화와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원작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가 2018년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인기작이다.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애와 생존, 인간다움의 의미를 다룬 서사로, 기존 좀비 장르를 감정 드라마와 결합해 차별화했다. 스튜디오N은 이런 세계관과 캐릭터를 극장용 스토리 구조에 맞게 재해석해, 원작 팬층을 바탕으로 일반 관객까지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과 스튜디오N의 행보가 웹툰 IP의 영상화 사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모델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웹툰 기반 영상 제작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청룡영화상 수상 경력은 향후 공동 제작과 수출 협상에서 신뢰도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외 플랫폼과 제작사들은 검증된 팬덤을 보유한 웹툰을 원천 스토리 풀로 삼아 리스크를 낮추고, IP를 영화, 드라마, 게임, 굿즈 등으로 연계하는 다중 수익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좀비딸의 성과는 웹툰 기반 상업 영화의 흥행 레퍼런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산업계는 스튜디오N의 이번 수상이 웹툰 IP 활용 범위를 넓히는 촉매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플랫폼, 스토리 IP가 결합하는 구조 속에서, 누가 글로벌 확장에 최적화된 IP 포트폴리오를 먼저 구축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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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네이버웹툰#스튜디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