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사주 934억 전량 매각…삼양식품, 중국 자싱 공장 투자·재무 개선 나선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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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24일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전량 매각해 약 934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생산거점 확대와 함께 재무 건전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행보다. 식품 업계에서는 공격적 해외 설비 투자와 함께 재무 구조 관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보유 자사주 7만4천887주를 모두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132만6천875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3.5% 할인된 수준이다. 회사 측은 이번 매각으로 총 934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자사주 934억 전량 매각…중국 자싱 공장 투자·재무 개선 목적
삼양식품, 자사주 934억 전량 매각…중국 자싱 공장 투자·재무 개선 목적

자사주 매각 물량의 거래 상대방은 해외 기관투자자 3곳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자본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를 재매입·소각보다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향후 이익 성장에 기여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양식품은 이번 자사주 처분 목적에 대해 중국 자싱 공장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확보한 현금을 통해 차입 부담을 줄이면서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병행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은 앞서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약 2천72억 원을 투입해 생산라인 8개를 구축하는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초 6개 생산라인 설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2개 라인을 추가해 총 8개 라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는 장기적인 해외 수요 증가세를 고려해 초기부터 충분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중국 공장 투자 확대가 수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확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생산 거점을 활용하면 물류비와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한류 확산과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라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확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과 수요 변동성 등은 향후 실적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양식품은 향후 글로벌 수요 흐름과 투자 집행 속도를 조율하며 재무 지표를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중국 공장 증설과 재무 구조 개선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일지에 식품·금융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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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불닭볶음면#자사주매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