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개인정보 유출 대응”…노사 대화 공식화로 신뢰 회복 모색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IT·바이오 업계 전반의 보안과 신뢰 구조에 다시 한 번 화두를 던지고 있다. 최근 고과와 승격 등 내부 비공개 정보가 권한 없는 임직원들에게 노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산업계 내에서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정보보호 체계 재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양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노동조합과의 대화에 나선 이번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뢰 회복과 리스크 관리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오후 존 림 대표가 박재성 상생지부 지부장과 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만남은 사측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먼저 제안해 이루어진 것으로, 노조 측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구체적 재발 방지 대책 및 실질적 보상 방안 등 여러 요구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정보권한 통제와 사내 데이터 흐름에 대한 다차원적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교환된 가운데, 회사 측은 단기간 내 전면적 합의는 어렵지만 상생지부와의 지속적 논의 채널을 통해 요구사항을 단계적으로 협의해가겠다고 밝혔다. IT 시스템 변경, 접근권한 강화, 교육 재정비 등의 실질적 조치가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국내 바이오·제약업계가 보유한 대규모 임상·환자 데이터 관리에도 경각심을 일깨웠다. 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등에서도 민감 정보관리 실패에는 막대한 제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데이터 주권과 산업 신뢰도 확보가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도 최근 보안사고 발생 시 노사와 공동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재발 방지책을 신속히 공개하는 등 투명 경영 강화를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정보보호 취약점이 곧 업계 전체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근본적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개선이 산업경쟁력의 핵심이 될 시점”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바이오기업의 정보보호 투자와 인증 취득이 제약허가, 해외 투자 유치 등 사업 확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추세다.
산업계는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협의가 기술적 조치뿐 아니라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데이터 보안과 조직 간 소통,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세 축의 균형점에 다시 한 번 무게가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