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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병행”…아톤, 무이자 CB로 투자 재원 확보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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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및 보안 솔루션 기업 아톤이 적극적인 자본정책에 나섰다.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주식 수를 줄이면서 동시에 무이자 교환사채를 발행해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IT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주주환원과 투자 여력을 동시에 관리하는 재무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기술 투자와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하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아톤은 21일 공시를 통해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36만8437주의 소각과 약 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 제고 효과를 노리는 조치로, 별도 자금 유출 없이 이미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발행하는 교환사채는 무이자 조건으로, 이자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이후 회사가 보유한 다른 주식이나 자기주식 등으로 교환을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이다. 아톤이 선택한 무이자 교환사채 구조는 현금 이자 지출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과 신규 서비스 론칭 등 중장기 투자에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개선 신호를 먼저 보내면서, 교환사채를 통해 향후 사업 확장 여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핀테크와 디지털 인증 시장은 보안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한 분야로 꼽힌다. 아톤이 무이자 교환사채를 택한 배경에도 인증 기술 고도화, 금융권 대상 솔루션 업그레이드, 클라우드 전환 대응 등 중장기 R D와 인프라 투자 수요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으로 단기적인 지분가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회사 측에서는 조달한 자금을 성장 투자에 투입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는 구조다.

 

다만 교환사채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타 종목으로 교환이 이뤄질 경우 잠재적인 지분 희석 요인이 될 수 있다. 아톤은 소각을 통해 현재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무이자 조건을 적용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이자 비용을 고정적으로 떠안지 않는 구조를 선택한 점도 재무 안전성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국내 IT 상장사들 사이에서는 현금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전략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기술 투자와 인력 확보가 필수인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은 배당 여력을 키우기보다 성장 투자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에 주주친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 소각과 전환사채, 교환사채를 혼합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기술주들 역시 자사주 소각을 활용해 주당 이익을 관리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어,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톤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결의가 주주가치 제고와 재무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아톤이 확보한 자금을 어떤 분야에 우선 투입할지, 향후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나 후속 자본정책을 병행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실제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IT 기업들의 재무전략 전반에 어떤 신호를 줄지 지켜보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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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톤#자기주식소각#교환사채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