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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소액결제 여파에도 이익 증가”…KT, 클라우드·AI로 실적 방어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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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해킹 및 무단 소액결제 사고 등 대형 악재 속에서도 올해 3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7일 KT는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1% 늘어난 7조1267억원, 당기순이익도 16.2% 상승한 44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직접적 실적 영향이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KT의 비(非)통신 사업 중심 성장세가 이번 분기 실적을 방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DC), 부동산 등 그룹사 사업 부문 성장과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분양이익이 영업이익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무선 사업의 3분기 5G 가입자는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80.7%를 차지했고, 무선 서비스 매출도 4.7% 증가했다. 유선과 미디어, 기업 대상 서비스도 각각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AI‧정보기술 분야 매출은 일부 사업 구조 개선과 DBO(설계·구축·운영) 기저 효과로 전년 대비 줄었다.  

KT는 3분기 AI 멀티모델 전략 본격화를 통해 한국형 대규모언어모델(LLM) '믿:음 K 2.0'을 7월 공개하고, 9월에는 MS 협력 모델 'SOTA K', 메타 오픈소스 기반 'Llama K'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산업별 맞춤형 인공지능 전환(AX) 지원 센터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개소, B2B 고객 대상 AX 솔루션 체험과 컨설팅을 활성화했다. 클라우드·DC 사업도 공공부문 확대와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가산AIDC) 효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호텔, 오피스 등 임대 부문을 중심으로 KT에스테이트 실적도 개선 중이며, 케이뱅크는 고객 1500만명에 근접하고 수신·여신 잔액이 각각 약 38.5%, 10.3% 증가했다. 반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편수 감소로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줄었다.  

 

한편 KT는 최근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직접 대응하며 피해 고객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15일부터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 프로그램과 24시간 전담 고객센터, 전국 2000여개 매장의 전문상담 배치 등 긴급 조치를 시행 중이다.  

 

경쟁사 대비 AI 멀티모델과 B2B 맞춤형 컨설팅에서 선도 전략을 강화한 반면, 정보보호 시스템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이 당면 과제로 지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계열 통신사는 이미 클라우드, AI 기반 서비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시장 역시 데이터·보안 규제와 신기술 수용 환경 변화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보호와 정보보안 체계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안정적 재무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KT가 통신 본업과 신성장 동력(AI·클라우드·B2B 플랫폼) 간 균형을 통해 실질적 시장 안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함께 신뢰 회복, 산업 구조 재편이 동반돼야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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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클라우드#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