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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걷는 강화도, 색채로 물든 동화마을”…역사와 상상력 품은 인천 가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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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걷는 강화도, 색채로 물든 동화마을”…역사와 상상력 품은 인천 가을 산책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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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천에는 가을빛을 따라 거리 곳곳을 걷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한때 산업과 바다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역사와 상상력이 스며든 탐방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그만큼 여행을 고르는 기준 역시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구름이 많았던 9월 초 인천의 기온은 25.6도. 선선한 공기와 서해의 바람이 어우러지는 항구 도시 인천에서는 자꾸만 ‘나도 떠나고 싶다’는 기분 어린 변화가 피어난다. 여행자들은 요즘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의 강화루지에서 스피드의 짜릿함을, 삼산면에 자리한 산사 보문사에서는 조용한 자연과 명상에 가까운 시간을 만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송월동 동화마을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송월동 동화마을

실제로 강화씨사이드리조트 내 루지 코스에서는 내려갈수록 속도감이 더해지며, 탑승객들은 바람을 뚫고 달리는 쾌감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루지장으로 향하는 케이블카에서는 넓게 펼쳐진 강화도의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360도 회전 전망대에 다다르면 서해안의 전경이 그림처럼 이어져 당일치기 여행의 감성이 한껏 살아난다. 휴게공간, 푸드코트, 베이커리 카페, BBQ장이 마련된 리조트의 편의시설로 ‘충분한 휴식’까지 챙길 수 있다.  

 

반면 강화 보문사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낙가산 중턱에서, 사찰 특유의 고요함으로 도시인들의 마음을 달랜다. 관음성지로 알려진 이곳은 마애석불좌상과 독특한 눈썹바위, 산새 소리와 맑은 공기로 늘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옷을 바꿔 입는 보문사 주변은, “꼭 한번은 걸어보고 싶은 숨은 길”이라는 방문자들의 고백이 이어진다.  

 

인천 중구의 송월동동화마을은 ‘활력’을 품은 또 다른 공간이다. 골목마다 마주치는 명작동화의 캐릭터와 알록달록한 벽화들, 독특한 조형물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아이들은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안겨준다. 곳곳에 조성된 포토존은 활기찬 인증샷 열풍을 부르고, “마치 동화책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는 체험담이 많았다.  

 

이런 변화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여행의 패턴이 과거에는 효율이나 기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개성과 감성, 경험의 밀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라고 느꼈다. SNS에서는 ‘가족과의 강화도 루지’, ‘송월동마을의 벽화와 나만의 사진’ 같은 해시태그와 후기들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  

 

가을 들녘을 걷는 것만으로도, 바람 한 자락에 새삼 위로받고 싶어지는 시기다. 복잡하게 멀리 떠나지 않고도 나만의 여행 감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천의 변화가 더 반갑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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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강화루지#송월동동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