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세대가 경매서 2억”…수집품 시장 새 투자처로 부상
초기 스마트폰이 새로운 자산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 1세대가 미개봉 기준으로 2억원을 넘는 가격에 팔리면서 수집품 시장에서 '테크 유산' 품목의 투자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는 구형 IT기기의 진위와 보존 상태가 실제 경매가를 좌우한다고 본다.
미국의 투자 정보 사이트 리얼 월드 인베스터 설립자 아담 코프루츠키는 “2000년대 게임기, 스마트폰, 피규어 등은 이제 단순한 중고품이 아니라 글로벌 경매시장서 대체 투자자산”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 7월, 개봉되지 않은 아이폰 1세대 4GB 모델이 약 19만373달러(약 2억7145만원)에 낙찰됐고, 같은 해 2월에는 8GB 미개봉 제품 역시 6만3356달러(약 9043만원)로 손바뀜했다. 한때 출시가가 499달러(약 71만원)에 불과했던 제품이 380배 프리미엄을 기록한 사례다. 코프루츠키는 “2030년이면 미개봉 아이폰 1세대의 경매가는 5만달러(약 7137만원)를 훌쩍 넘을 것”이라며 수집품 자산화 흐름을 전망했다.

이 같은 고가 거래의 배경엔 기술적,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상태 보존'이 중요한 프리미엄 요소로 작용한다. 경매 전문가들은 박스 미개봉 여부, 부품 원형 유지 등이 거래가 형성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이폰 1세대 등 초창기 IT기기는 혁신의 상징성을 지녀 마니아와 투자자층이 두텁다”는 설명이다.
수집품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2024년 미국 수집품 시장 규모가 620억달러(약 88조원)에 달하며, 2030년엔 837억달러(약 119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IT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과거 제품의 복각판·기념 에디션도 적극 출시하는 추세다.
반면 시장 일각에선 지나친 투기화, 진품 식별 등 과제도 대두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거래가 대중화된 만큼 진품 인증과 이력 관리가 필수”라며 “플랫폼 신뢰도, 공식 감정인 제도 도입 필요성”을 지적한다.
산업계는 실제로 IT·콘텐츠·리테일 기업이 각각 시장 플랫폼, 감정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흐름을 주목한다. 코프루츠키는 “수집 시장은 개인의 취미를 넘어 새로운 금융 생태계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술 유산의 가치 평가와 시장의 제도화가 수집품 경제의 지속 성장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