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품절 속 3분기 매출 62% 급증…엔비디아, AI 수요 힘입어 사상 최고 실적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 지위를 재확인했다. 8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2024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시장 기대를 뛰어넘으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AI 관련 투자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는 19일 2024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전망치 549억2천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이익은 1.3달러로, 시장 기대치 1.25달러를 상회했다.

실적 호조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사실상 견인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5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며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클라우드 사업자를 중심으로 AI 서버,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용 인프라 투자가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 감소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천만 달러, 5억9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와 차세대 GPU 아키텍처 블랙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고 언급하며 공급 부족 수준의 수요를 강조했다. 그는 AI 생태계가 급속히 확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AI 스타트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을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의 강도가 여전히 높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규모 언어모델, 생성형 AI 서비스, 자율주행 등 고성능 연산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앞선 GPU 성능과 생태계 우위가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GPU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와 대형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선제 확보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전망치로 650억 달러를 제시했다. 현재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AI 인프라 투자가 단기간에 꺾이기보다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고성장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향후 경쟁사 칩 출시에 따른 점유율 변화와 투자 사이클 조정 여부를 주요 변수로 지목하는 시각도 병존한다.
주가도 실적 기대감을 반영했다. 19일 나스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 기준 2.85% 상승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는 5% 이상 추가로 올라 196달러선을 기록했다. AI 관련 실적과 가이던스가 예상을 웃돌면서 단기 변동성 요인에도 불구하고 성장 스토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안도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주주 환원도 병행한다. 회사는 오는 12월 4일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1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IT 설비투자 흐름과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수요 계획이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