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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체육복지도 고도화…KT 공단 협력, 공공 스포츠 AX 가속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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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공공 스포츠 복지와 행정 전반을 바꾸는 전환점이 열리고 있다. 통신·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한 KT가 체육복지 정책의 핵심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손잡고 AI 기반 체육공원을 비롯한 공공 스포츠 서비스를 실증하기로 하면서, 스포츠 산업 전반의 AX 전환이 가속할 관문으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중심 스포츠 행정과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협력이 공공 영역 AI 스포츠 플랫폼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KT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8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AI기반 공공 스포츠 복지 서비스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유용규 KT 엔터프라이즈부문 공공사업본부장과 박용철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가 참석해 공공 스포츠 영역 전반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공동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KT가 그동안 축적해 온 AI 인프라와 스포츠 특화 기술을 공단의 체육복지 정책, 시설 운영, 대국민 서비스에 적용하는 작업이 본격화되는 구조다.

핵심은 스포츠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을 활용해 체육 행정과 복지 서비스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양측은 AI 학습용 스포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정책 기획과 예산 집행 과정에 데이터 기반 분석을 접목해 의사결정 정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실제로 선수·동호인 활동량, 시설 이용 패턴, 지역별 스포츠 수요 등의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정제해 AI 모델에 학습시키면, 종목별 인프라 배치나 프로그램 설계의 정확도를 기존보다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AI 체육공원 시범 운영도 눈에 띈다. 양측은 올림픽공원에 AI 기반 체육공원 모델을 구축해 이용자 행태 분석, 혼잡도 예측, 맞춤형 운동 코스 추천, 안전 모니터링 등 다양한 기능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컴퓨터 비전과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시설별 이용률을 자동 측정하고, 시간대별 인파 분포를 예측해 조명·안전 인력·시설 점검 스케줄을 동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기존 수기 조사나 단편적 통계에 의존하던 공원 운영 방식의 한계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AI 기반 민원 응대와 무인 중계 시스템 도입도 서비스 품질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 AI 민원 응대는 자연어 처리 모델을 활용해 공단 홈페이지, 콜센터, 모바일 채널에 통합 챗봇·보이스봇을 적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용자는 경기장 예약, 프로그램 안내, 환불 규정, 대회 일정 등 반복 문의를 24시간 자동 응대받고, 상담 인력은 복잡한 민원과 정책 상담에 집중하는 구조가 된다. AI 무인 중계 시스템은 카메라와 영상 분석 기술로 경기 상황을 자동 추적하고 화면 구도를 스스로 잡는 방식이어서, 인력과 장비를 대규모 투입해야 했던 기존 중계 대비 운영비 절감과 지역·생활체육 콘텐츠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

 

KT는 자사 AI 모델과 AX 역량, 수원 KT 위즈 AI 스타디움에 적용했던 스포츠 특화 기술을 이번 협력에 투입한다. AI 스타디움 사례에서는 관중 동선 분석, 좌석별 관람 패턴, 매점·편의시설 수요 예측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인 바 있다. 이번 공공 스포츠 영역 협업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프로 스포츠 경기장뿐 아니라 생활체육 시설과 공원, 공공 프로그램 운영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대규모 네트워크 인프라와 클라우드, AI 분석 플랫폼을 이미 확보한 통신사가 공공 체육복지 분야의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부상하는 흐름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마트 스타디움과 스포츠 데이터 분석 플랫폼 경쟁이 이미 심화된 상태다. 북미와 유럽 주요 구단은 선수 퍼포먼스 분석, 팬 경험 개인화, 티켓·굿즈 판매 최적화에 AI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공원과 공공 스포츠 시설에 스마트 카메라와 IoT 센서를 도입해 안전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에 비해 국내 공공 스포츠 영역의 디지털 전환은 시설 노후도와 예산, 인력 제약으로 속도가 더딘 편이라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이번 KT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협력은 민간 통신사의 인프라와 공공 기관의 정책 권한을 결합해 이러한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책·규제 측면에서도 스포츠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얼굴 인식과 위치 정보, 건강 관련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민감정보에 해당할 수 있어,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비식별화와 최소 수집 원칙 적용이 필수다. 영상 기반 AI 무인 중계 시스템 역시 관람객과 일반 시민이 촬영 대상이 되는 만큼 촬영 고지, 선택권 보장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관련 지침을 충족하는 데이터 처리 체계 구축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양측은 중장기적으로 데이터 기반 스포츠 행정과 AI 정책 분석 체계 구축에 나선다. 지역별 인구 구조, 생활습관, 운동 참여율 데이터를 결합한 모델을 활용해 지역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정책 시행 전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사업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고령층 맞춤형 체육 복지 서비스 개발과 예산 배분 방식 개선도 함께 모색하는 그림이다.

 

박용철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는 협약을 국민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한 AI 전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하며 스포츠복지와 산업 혁신을 이끄는 공공과 민간의 모범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용규 KT 공공사업본부장은 KT의 AI 역량과 공단의 스포츠 복지 전문성을 결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스포츠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포츠 산업 AX를 선도해 국민 체육 복지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AI 체육공원과 공공 스포츠 AX 실험이 실제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후 전국 단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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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국민체육진흥공단#ai체육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