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깬 법사위 간사 인선”…국민의힘, 5선 나경원 투입으로 대여 투쟁력 결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둘러싼 여야의 전선이 새 국면을 맞았다. 국민의힘이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을 법사위 야당 간사로 내정하며, 더불어민주당 6선 추미애 위원장과의 본격 대립 구도를 예고한 셈이다. 특히 ‘재선 의원 몫’이라는 관례를 깨고 다선 의원을 간사에 투입하면서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8월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나 의원의 내정을 공식 발표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이제 선수와 어떤 상황과 관계 없이 저희가 전투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나 (전) 원내대표께서 법사위로 오셔서 간사 역할을 해주시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의원이 간사를 맡는 것이 이례적이지만, 틀을 깨는 첫 시도에 나 전 원내대표께서 선뜻 나서주셨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직은 그간 재선 의원들이 맡는 것이 통상적인 관행이었다. 실제로 기존 국민의힘 장동혁 법사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간사 모두 재선 의원들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의원이 당 대표 출마로 자리를 비우며 박형수 의원이 임시 간사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인선으로 재선 중심의 간사 직책이 다선급으로 격상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6선 추미애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선출되자, 국민의힘이 맞불 인사로 5선의 나 의원을 전격 배치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양당의 다선 여성 의원 간 대결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향후 쟁점 법안을 둘러싼 법사위 내 여야 공방이 격화될 조짐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더 이상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대여 전투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전투적 인사 전략이 상임위 운영의 협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의 강경 구도에 법사위 기능마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당이 법사위 요직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나선 만큼, 향후 주요 법안 심사와 여야 협상 과정에서도 정면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국회는 오는 정기국회에서 첫 번째 현안 법안 논의를 앞두고 있어, 법사위의 역할과 영향력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