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고주파 리프팅 경쟁…출산 뒤 안티에이징 수요 자극
에너지 기반 안티에이징 의료기기가 출산 전후 여성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일상 시술로 자리 잡고 있다. 피부 탄력 저하를 스킨케어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초음파와 고주파를 이용해 콜라겐 재생과 피부 리프팅을 돕는 장비 시장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레이저 중심이던 미용의료기기 수요가 고강도 에너지 장비로 이동하는 흐름이 고착되는 국면으로 해석한다.
안면 리프팅 시술은 작동 원리에 따라 크게 초음파 리프팅과 고주파 리프팅으로 구분된다. 초음파 리프팅은 집속초음파, 즉 HIFU 기술을 이용해 피부 속 특정 층에만 고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대표 장비로 울쎄라, 슈링크, 텐쎄라 등이 꼽힌다. 이들 장비는 레이저보다 깊은 SMAS라 불리는 근막층까지 초음파 열에너지를 집중시켜 단백질 구조를 수축시키고, 그 과정에서 콜라겐 재배열과 재생을 유도한다. 통상 1회 시술 후 수 주에서 수 개월에 걸쳐 탄력 개선 효과가 진행형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고주파 리프팅은 전류를 이용해 피부 조직 자체에 저항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써마지, 올리지오, 인모드 등이 대표 상품군으로, 진피층 전반에 균일한 열을 가해 콜라겐 섬유를 수축시키고 신생 콜라겐 생성을 촉진한다. 초음파가 비교적 좁은 면적을 고강도로 태워 올리는 방식이라면, 고주파는 보다 넓은 면적을 중강도 열로 고르게 가열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특히 인모드 계열 장비는 고주파 에너지와 미세지방흡입, 바늘 삽입형 고주파 등을 결합해 지방량 조절과 피부 타이트닝을 동시에 노리는 제품군으로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두 기술 모두 목표는 노화와 체중 변화로 인해 처진 피부를 끌어올리고, 잃어버린 탄력을 회복하는 데 있다. 초음파 리프팅은 근막층을 직접 수축시켜 눈가와 턱선 등 처짐 개선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고주파 리프팅은 진피층 내 콜라겐 재생을 통해 잔주름 완화와 피부결 개선에 강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초음파 리프팅은 열에너지가 지방층과 근막층까지 깊게 도달하기 때문에 안면 지방이 적거나 얼굴이 마른 사람의 경우 볼패임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주파 리프팅 역시 에너지 특성상 부작용 가능성이 존재한다. 진피층에 직접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홍조, 부종, 일시적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시술 강도가 과하면 저온 화상이나 색소 변화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왔다. 특히 써마지와 같이 고출력 단극성 고주파를 사용하는 장비는 시술 후 수 시간에서 수 일간 열감과 붓기가 남을 수 있어, 피부 타입과 과거 시술 이력에 맞춘 보수적 에너지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미용의료 현장에서는 특정 브랜드 장비가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비가 대중적으로 알려질수록 소비자는 장비명을 지정해 시술을 문의하지만, 실제 효과는 개인의 피부 두께, 탄력도, 지방량, 나이, 체중 변동 이력 등 복합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같은 장비라도 에너지 세기, 샷 수, 조사 깊이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 프로파일이 달라져, 피부과 전문의들은 기기 유행보다 환자 상태에 맞는 프로토콜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장 측면에서 리프팅 장비는 미용의료기기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고령화와 함께 출산, 다이어트, 체중 요요에 따른 피부 탄력 고민이 늘면서 얼굴뿐 아니라 목, 복부, 팔 등 전신 타이트닝 수요도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고주파, HIFU, 레이저를 복합 설계한 신형 장비를 지속 출시하며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복수의 한국산 리프팅 장비가 클리닉에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 초음파 리프팅은 미국산 울쎄라가 오랜 기간 프리미엄 장비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들은 슈링크, 텐쎄라 등 후발 제품으로 시술 비용을 낮추면서 보급형 시장을 넓혀 왔다. 고주파 리프팅 분야에서는 미국 써마지가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과 이스라엘 기업들이 복합 에너지 기반 장비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출력 안정성과 임상 데이터 축적이 향후 경쟁 우위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측면에서 초음파와 고주파 리프팅 장비는 국내에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혹은 시험 데이터 제출이 요구된다. 다만 노화 개선이나 탄력 강화처럼 정량화가 어려운 효능 특성상, 임상 설계와 결과 해석의 표준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에너지 설정과 시술법에 따라 부작용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 장비 허가 이후 의료진 교육과 시술 가이드라인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에너지 기반 리프팅 기술이 피부 타입별 맞춤 프로토콜과 AI 기반 시술 계획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별 피부 두께와 지방 분포를 초음파 영상이나 3차원 스캐너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에너지 강도와 조사 깊이를 자동 추천하는 디지털 솔루션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에너지 장비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개인 맞춤 설정과 사후 관리가 효과와 부작용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장비 브랜드보다 의료진의 경험과 설명을 더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에너지 기반 리프팅 기술이 미용을 넘어 출산 후 회복 관리와 노화 예방 관리까지 생활의료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