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방효린, 시대를 뒤흔든 연대”…‘애마’ 압도적 서사→여성들이 선택한 반란

설렘을 품은 시선 위로 당시의 불온한 현실이 진하게 포개졌다. 넷플릭스 신작 ‘애마’는 이하늬와 방효린, 두 배우의 미묘한 연대에서 출발해 1980년대 충무로 영화계를 뒤흔든 시대적 반란의 순간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긴다. 첫 장면의 환한 빛과 정교한 미장센, 주인공들의 치열한 눈빛이 계속해서 새로운 긴장감을 일깨웠다.

이하늬가 연기한 톱배우 희란은 군부정권과 무거운 편견 아래에서도 주체적인 선택을 거듭한다. 방효린이 분한 신인 배우 주애 역시 자기만의 경계를 맞서 돌파하는 뜨거운 욕망을 불태운다. 두 인물은 ‘애마부인’ 제작 뒷면에서 경험하는 갈등, 연대, 그리고 그 안에서 비로소 발견되는 새로운 목소리로 작품을 이끈다.

진선규, 조현철 등 깊이를 더하는 조연진과 이해영 감독의 세밀한 프로덕션이 완성도를 빚어낸다. ‘애마’는 당시 영화 산업의 탈권위적 이면, 여성을 둘러싼 각종 착취와 억압, 그리고 이를 돌파하는 연대의 힘을 날카롭게 묘사했다. 현장 곳곳에 밴 권력 구조의 긴장과 동료애가 과도한 검열의 벽을 뚫으려는 인물들의 열망과 맞닿는다. 화려한 미술, 의상, 생활상은 1980년대의 숨결을 생생하게 전하며, 그 시대 혼란과 빛을 더욱 입체적으로 안긴다.

무엇보다 ‘애마’는 여성 서사 복원의 문을 크게 연다. 이전 세대의 에로 영화가 품었던 성적 대상화의 시선을 넘어서, 여배우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찾아가던 과정을 내밀하게 담는다. 두 주인공 사이에 피어난 동료애와 성장의 과정, 그리고 사회적 억압을 꿋꿋이 견디는 여성들의 주체성은 오늘날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울림을 건넨다.

넷플릭스 ‘애마’는 단순한 향수의 재현을 넘어, 충무로의 숨은 역사와 다치기 쉬웠던 여성 인물들의 운명을 다시 쓰는 힘있는 목소리로 남았다. 작품은 과거를 회상하면서도 굳건하게 현재로 이어지는 질문을 던졌으며, 이하늬와 방효린이 만들어가는 관계의 변화는 모든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1980년대 여성 영화인들의 치열한 현장과 복잡한 감정의 결이 궁금하다면, ‘애마’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