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ETF 5%대 상승”…개인, 약세 베팅 역풍에 손실 확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강세에 베팅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쏟아 역행 투자에 따른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무역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환율 상승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달러 선물 지수를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ETF(‘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IWOOM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5.94%, 5.90%, 5.65% 올랐다. 일반형 ETF도 2%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달러 강세 흐름을 확인시켰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일본·유럽의 정치 불확실성, 한미 관세 협상 불안, 중국과의 무역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환율은 장중 1,430원대까지 치솟았고, 이날 종가는 1,425.8원으로 한 달 전보다 37.6원 높아졌다.
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투자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등 인버스 ETF를 대거 사들였다. 한 달간 해당 인버스 상품에서만 70억 원 이상 순매수가 이뤄졌고, 관련 ETF 전체적으로도 수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모두 평균 5% 이상 하락해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프랑스 정치 위험·일본 엔화 약세와 함께, 미국의 투자 압력과 무역환경 변화가 원화 약세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과 상상인증권 등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평균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셧다운 장기화 등 일부 변수에 따라 달러 약세 전환과 환율 상승세 완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장은 글로벌 정치 및 무역 환경의 변화, 미국 정책 방향에 따라 환율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