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실시간 전수”…고대안암병원, 원격교육 국제무대 진출
로봇수술 기술이 원격 교육을 통해 아시아 의료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팀은 일본 나고야 의과대학 켄지 젠나미 교수에게 방광암 로봇수술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수했으며, 이는 다빈치5 기기를 활용한 최초의 한일 간 원격 술기 교육 사례로 기록됐다. 업계는 이번 실시간 원격 전수를 ‘글로벌 의료 기술 협력의 분기점’으로 주목하며, 국내 첨단 의료 역량이 국제적 표준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강 교수는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로봇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집도하고, 나고야 의과대학에는 수술 장면 및 핵심 술기를 고해상도 영상과 현장 지도를 곁들여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일반 중계와 달리, 실제 집도 중 핵심 기술 및 환자 상황에 대한 임상적 해설까지 직접 교육에 포함해 경험 기반의 술기 전수가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다빈치5 플랫폼의 정밀 조작, 3D 시각화, 체내 봉합과 혈관 절제 등 고난도 과정을 현장에서 기초부터 고급 단계까지 시연한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방광암 로봇수술은 출혈과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환자 회복 속도와 장기 생존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수술적 혁신의 대표 분야로 여겨진다. 고난도 수술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교육이 절실한데, 이번 원격 체계는 코로나19 이후 개별 방문·연수의 한계를 넘어 의료 선진화를 가속하는 실질적 솔루션으로 부상했다. 일본 측 젠나미 교수도 “최첨단 술기를 직접 배워 향후 자국 환자에게 신속히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교육은 동아시아권에서 로봇수술 원격 지도 사례로는 처음이며, 나고야 의과대학 등 주요 의료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고도화된 교육 콘텐츠 수요와 맞물려 향후 한국형 의료 교육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국, 유럽 등지는 이미 원격수술 지도와 라이브 교육의 상시화가 진전되는 상황이지만, 한·일 간 국제 교류는 의료 현장 적용이라는 실질적 결과로 이어져 의의가 크다.
병원 측과 강 교수팀은 그간 방광암 로봇수술 표준화를 목표로 국내외 학회·라이브 서저리·논문 발표를 주도해 왔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국형 로봇수술 교육모델의 안정적 적용 방안과 인증체계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은 식약처의 의료기기 인허가 및 국제 credentialing(시술 자격인증) 기준 정비가 가속화되고 있어, 아시아 의료진의 교육·실습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봇수술의 원격교육이 활성화되면 한국이 글로벌 의료기술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며 “첨단 의료기술의 신속한 확산, 환자 안전성 강화, 의료진 역량균형 촉진 등 혁신적 변곡점이 예상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교육 융합이 실제 임상과 의료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정착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