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관 매집, 이더리움 급락 대응”…비트마인, 20만 개 대규모 매수에 시장 동요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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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13일, 미국(USA) 라스베이거스에서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가 이더리움(ETH) 20만2천37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알려졌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디레버리징 및 가격 하락을 기점으로, 비트마인은 트레저리(기관 자산) 수요 확대 차원에서 8억3천8백만 달러 규모의 매입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이더리움 보유량을 303만2천188개(전체 공급량의 약 2.5%)로 끌어올리며 시장에 파장을 주고 있다.

 

이번 매수는 최근 기록적인 레버리지 청산세가 촉발된 가운데 나왔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지난 금요일 약 190억 달러의 청산이 일어나 비트코인 가격이 12만1천 달러에서 10만9천 달러로 급락하고, 이더리움 또한 3천600달러 선까지 밀려 단기 투매 압력이 극대화됐다. 도널드 트럼프(Trump) 전 대통령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 경고가 변동성 확대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나, 이후 트럼프의 완화적 메시지와 함께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9% 넘는 반등세를 보였다. 현물·파생시장 연쇄 청산구조 하에서 비트마인과 같은 기관 매수 주체가 하방 완충 역할을 하자, ETF·커스터디를 포함한 암호자산 시장의 보유 주체 다변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비트마인, 이더리움 20만여 개 추가 매수…공포 속 대응
비트마인, 이더리움 20만여 개 추가 매수…공포 속 대응

이에 대해 톰 리(Tom Lee) 비트마인 회장은 “최근 며칠간 청산이 이어지며 ETH 가격이 급락한 것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다”며 “변동성 시장은 트레이더에게 불리하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선 미래가치 대비 큰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중론에서는 “단일 기업이 비중 있게 자산을 보유할 경우 가격 탄력성 왜곡과 정책 변수 노출 위험이 있다”며, 유동성 환경과 규제 불확실성 해소의 선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사 마라(MARA) 홀딩스가 비슷한 시기 4천6백만 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한 사례 역시, 외부 충격 시 기관 수요와 시장 구조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은 단기적으로 혼조 양상이다. 뉴욕증시 상장사 비트마인(BMNR)은 현지시각 10월 13일 장 초반 4.35% 상승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9% 넘게 하락해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 잔존을 시사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마이리어드(Myriad) 예측에 따르면, 이날 이더리움의 단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가격변동이 커질 때마다 델타 헤지, 강제 청산 메커니즘이 연이어 작동할 수 있음에 주의가 요구된다. 뉴욕타임스는 “기관 트레저리의 대규모 매수 움직임이 온체인 유효 유통물량을 줄여 가격 탄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트마인과 같은 기관 매집이 ‘트레저리 수요’라는 새로운 수요 곡선을 장기적으로 형성할 것이며, 네트워크의 수수료 구조, 이더리움의 L2·스테이킹 수익 전환 메커니즘, 글로벌 거시금리 환경 등 다층적 변수와 맞물려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암호자산 특유의 위험성, 내재 가치 논란,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유동성 경색 상황에서는 대규모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투자 결정에 앞서 냉정한 리스크 점검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매수 확대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 지형과 변동성 패턴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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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마인#이더리움#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