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신규상장 이지스 96% 폭등”…연준 3연속 금리 인하에 바이오·중소형주 강세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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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와 제롬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 영향을 받으며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바이오·헬스케어와 신규 상장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다. 향후 연준의 추가 인하 경로에 따라 국내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1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6% 오른 4,166.55를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4,167.68까지 올라 강한 흐름을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04억 원, 기관은 1,093억 원 규모를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개인은 1,053억 원을 순매도하며 최근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0.12% 오른 936.12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303억 원 순매수에 나서 지수를 방어하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82억 원, 224억 원을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웃돌며 시장 전반에 온기가 도는 분위기다.

[표] 12월 11일 증시 시황
[표] 12월 11일 증시 시황

이 같은 흐름은 전날 미국 뉴욕 증시 강세가 국내로 전이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현지시간 10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3회 연속 인하로, 연준이 통화 긴축을 사실상 종료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인하와 동시에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 발언 수위는 예상보다 훨씬 유연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범위 내 상단에 위치한다고 평가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위원들 가운데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는 인사는 없다고 언급해 긴축 재개 우려를 차단했다. 이에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고,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은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가 급등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완화 기조가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금리 인하 수혜 기대가 큰 성장주 위주로 강세가 뚜렷하다. 건강관리기술 업종이 3.65%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전력 설비 관련 전기장비 업종이 2.93% 상승하며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 음료, 비철금속, 식품과기본식료품소매, 제약 업종 등이 1% 넘게 오르며 지수에 힘을 싣고 있다. 전자장비와기기, 전문소매, 증권, 반도체와반도체장비 업종도 1%대 오름세다. 시장에서는 금리 하향 국면 진입이 바이오와 전력기기 등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성장 섹터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마별로는 의료·바이오 관련주 강세가 두드러진다. 원격진료 및 비대면진료 테마가 3.41% 상승하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고, 제이엘케이와 스피어 등 개별 종목이 수급을 이끌고 있다. 의료AI 테마도 3.15% 올라 동반 강세다. 2025 하반기 신규상장 테마는 3.04% 상승하며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지스, 유진스팩12호 등이 해당 테마에서 강하게 오르는 종목이다. 이와 함께 제대혈, 유전자 치료제 및 분석, 비만치료제, mRNA,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모더나 관련 테마 등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건설 중소형 테마도 2.11% 오르며 KD, 상지건설 등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중소형 성장주와 테마주에 먼저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코스피 개별 종목 가운데 상한가 종목은 아직 없지만, 일부 종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고속은 전 거래일 대비 18.04% 오른 55,300원에 거래되며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제약·바이오 업종 강세 속에 일동제약이 13.08% 상승한 36,750원에 거래되고 있고, 녹십자는 9.25% 오른 147,600원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주에서는 일성건설이 11.80% 오르고, 남광토건도 6.44% 상승 중이다. 일동홀딩스는 자회사 일동제약 모멘텀에 힘입어 8.45%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력 설비 관련주인 일진전기는 7.86%, 우진은 7.24%, HD현대건설기계는 6.81% 오르는 등 경기 민감·인프라 관련 종목도 수급 개선이 감지된다.

 

코스닥에서는 신규 상장주와 스팩, 바이오주가 폭발적인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이지스는 공모가 대비 96.33% 급등한 29,450원에 거래되며 시장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규 상장 특례에 따라 기준가 변동이 허용되는 구조가 초기 수급 쏠림을 키운 가운데, 장 초반부터 매수 주문이 몰리며 사실상 코스닥 내 최강 상승 종목으로 부상했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29.93% 뛰어오른 1,107원에 거래되며 상한가에 직행했다. 유진스팩12호는 44.75% 급등해 합병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고, 상지건설은 26.25% 오르며 상한가 진입을 노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KD도 19.66% 상승 중이다. 의료 AI 관련 제이엘케이와 스피어는 각각 18.01%, 12.22% 급등했으며, 넥스트칩 17.26%, 하림지주 15.11%, 코어라인소프트 10.62% 상승 등으로 코스닥 지수 상승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정책·정치 변수와 연계된 상품 흐름도 눈에 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개인 투자자로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주요 ETF가 대체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우량주 200종목을 추종하는 KODEX 200은 0.95% 상승한 59,235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토털 리턴 구조의 KODEX 200TR도 0.93% 상승한 21,260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반면 코스닥 대표 150개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은 0.22% 내린 16,020원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ETF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시가총액 상위주 위주로 집중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의 3회 연속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하 속도와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경기 흐름, 환율과 물가 지표, 지정학 리스크 등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지수 레벨이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는 경계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바이오·중소형 성장주 중심 수급 쏠림이 이어질 수 있지만, 연말·연초를 거치며 이익 체력이 뚜렷한 대형주로의 수급 회귀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향후 국내 증시는 연준의 추가 인하 경로와 함께 미국·한국의 물가, 고용, 성장률 지표 발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음 FOMC와 주요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투자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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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파라택시스코리아#제롬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