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메시지 삭제 24시간으로”…카카오, 기능 강화에 일평균 71만명 썼다
IT/바이오

“메시지 삭제 24시간으로”…카카오, 기능 강화에 일평균 71만명 썼다

최하윤 기자
입력

카카오가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5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확대한 뒤, 해당 기능을 활용하는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화 내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함에 따라, 모바일 메신저의 소통 문화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업계에선 ‘삭제 시간 제한 확대’가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의 새 기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12일, 메시지 삭제 기능의 삭제 가능 시간과 표기 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개편 전까지 카카오톡에서는 메시지 전송 후 5분 이내에만 삭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발신자는 전송 24시간 이내라면 읽은 메시지든 읽지 않은 메시지든 사진, 동영상, 이모티콘을 포함해 모든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다. 삭제한 메시지는 발신자·수신자 모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로 표시되며, 삭제자가 누구인지도 특정할 수 없다.

실제로 카카오가 업데이트 1주일 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삭제 대상 시간이 5분 이상 경과한 메시지를 삭제한 이용자는 하루 평균 71만 명으로 집계됐다. 메시지 삭제 기능 일평균 이용 건수도 업데이트 이전 대비 327% 늘었다. 전체 삭제 이용자 중 30% 이상이 발송 5분 경과 후 삭제였다는 점은, 삭제 기회 확대에 대한 실사용 수요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기술 구현 관점에서 카카오는 기존 말풍선 형태의 삭제 표기를 피드 형식으로 바꿨다. 사용자가 누가 메시지를 삭제했는지 알 수 없는 구조로 설계해,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심리적 안전감도 크게 높인 셈이다. 기존 메신저 플랫폼의 ‘삭제자 노출 구조’와 비교해 차별화된 개선으로 평가된다.

 

기업 특성상 메시지 기반 소통에서의 실수나 번복 가능성이 소비자 불편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카카오톡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4,700만 명(2023년 기준)에 달해, 삭제 기능 확장은 업무, 개인 등 다양한 채팅 맥락에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쟁 메신저들도 유사한 기능 도입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삭제 가능 시간을 늘리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왓츠앱,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에서도 삭제·수정 기한 확장과 삭제 표기 최소화 방향의 업데이트가 이어지는 중이다.

 

플랫폼 정책 측면에서는 메시지 기록에 관한 법적·윤리적 기준과 능동 사용자 보호 기조가 변수로 꼽힌다. 사용 기록 보관 의무, 데이터 보호, 증거 제출 등 이슈에서 법적 해석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 향후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더 유연해지는 동시에, 메시지 진위에 대한 책임·투명성 강화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통신 정책 전문가는 “삭제 등 개인화 기능 강화를 통해 사용자 심리적 안정감은 높아질 수 있으나, 기업·공공기관 채널에서는 별도 보완책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메시지 삭제 기능 강화가 실제 시장 확장과 사용자 행동 변화까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규범의 균형이 새로운 디지털 소통의 조건이 되는 모습이다.

최하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메시지삭제#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