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원전선 20대 급등”…내부자 지분 매수에 AI전력망 테마 랠리 재점화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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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전선 주가가 내부자 지분 매수와 AI 전력망 투자 기대가 맞물리며 20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선·전력설비·AI 전력망 관련 테마가 다시 힘을 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고, 향후 전환사채 물량 소화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흐름이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0일 오후 1시 40분 기준 코스피 상장사 대원전선 주가는 4,025원으로 전일 대비 20.51 상승했다. 시가는 3,395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4,190원까지 치솟았고, 주가는 3,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대 초반 구간에서 넓은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거래량은 3,000만주를 훌쩍 넘기며 평소 대비 크게 확대됐다.

대원전선[00634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대원전선[00634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 10월 21일에서 11월 20일 사이 대원전선 주가는 3,000원대 초반에서 4,000원대 초반으로 올라서며 약 30 초반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월 말 3,000원대 초반에서 AI 데이터센터·전력설비 테마 강세에 힘입어 3,000원대 후반으로 레벨업한 뒤, 11월 초에는 거래량 폭증과 함께 4,000원대 중반을 시도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6개월 기준으로는 2,900원 안팎에서 4,000원 안팎까지 올라오며 중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5·20·60일 이동평균선 상단에 위치해 단기 과열과 중기 상승 추세가 맞물린 구간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한 달 주가를 움직인 요인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아마존웹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과 그에 따른 전력망·전선 인프라 수요 확대 기대다. 둘째는 서명환 대표이사와 최대주주의 잇따른 지분 매수 공시 등 내부자 매수 이슈다. 셋째는 국내 전환사채 전환에 따른 추가 상장으로 유통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제기된 오버행 부담이다. 넷째는 전선·전력설비·HVDC·AI 전력망 관련 테마 전반의 급등과 조정을 반복하는 장세 속에서 외국인과 단기 자금의 회전매매가 이어진 점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테마 장세 특유의 빠른 매매 회전 양상이 확인된다. 최근 공시된 수급 자료를 보면 11월 12일부터 19일까지 외국인은 약 175만주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약 35만주를 순매도했다. 직전 1주일 13일부터 19일 동안에는 외국인이 130만주 안팎을 순매수해 조정 구간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반면, 기관은 30만주 안팎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 기간 외국인 매수 전환 시점에는 주가 급등·반등이 나타났고, 기관 매도가 강화될 때는 조정폭이 커지는 등 수급 방향과 주가 변동성이 밀접하게 연동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동일 업종 내에서 대원전선의 위치도 뚜렷하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LS 등 대형 전력설비·전선업체와 비교했을 때 최근 등락률은 대원전선이 약 20 상승으로 가장 높다. 시가총액은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대형사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아 전형적인 소형 전선주로 분류된다. 외국인 지분율은 5.7 수준으로 HD현대일렉트릭 30 중반, 효성중공업 20 중반, LS 10대 후반보다 낮고, 영업이익과 ROE 등 수익성 지표도 대형사 대비 열위에 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605위로, 지수 전체를 주도하는 대형주보다는 소형 전선·전력설비 테마주 성격이 강하다.

 

실적과 재무 구조를 보면 체질 개선 흐름도 관찰된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5,624억 원에서 2023년 5,154억 원으로 한 차례 줄었다가 2024년 5,528억 원으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13억 원에서 2023년 131억 원, 2024년 143억 원으로 큰 폭 개선됐고, 영업이익률도 0.24에서 2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ROE는 2022년 1.51에서 2023년 10.02, 2024년 6대 중반으로 개선됐으며, 부채비율은 2022년 160대에서 2024년 100 안팎으로 하락했다. 당좌비율과 유보율도 우상향하면서 중소형 제조업체 기준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PER는 동종 업계 평균 약 50배 내외 대비 중간 수준, PBR은 1배 안팎에서 형성돼 고성장주 대비 상대적으로 완만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배당수익률과 목표주가, 투자의견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배당보다는 테마성과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투자 성격이 강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주가 흐름을 시기별로 보면, 10월 말부터 AI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기대가 1차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10월 29일 AWS 등 글로벌 7개 기업이 향후 5년간 한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밝히자 초고압 전력망·변전 설비·전선 인프라 수혜 기대가 커지며 전선·전력설비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대원전선도 전력 및 통신 케이블 공급 업체라는 사업 구조 덕분에 AI 전력망·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주로 부각됐고, 이 과정에서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3,000원대 초반에서 3,600~3,700원대로 레벨업했다.

 

11월 초에는 전선주·HVDC·AI 전력망 테마 강세가 이어지며 4,000원대 초반~중반 구간에서 급등락이 반복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다. 11월 3일에는 코스피 거래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테마 자금이 몰리며 4,3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4일부터 7일까지는 하루 급등과 다음 날 하락이 반복되는 단기 과열 국면이 이어졌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 두산에너빌리티, 일진전기 등 전력설비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여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전력망 구축,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전선·전력설비 테마 전반에 공통 키워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1월 중순에는 전환사채 전환에 따른 추가 상장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 맞물리며 조정 구간이 나타났다. 회사는 발행가 2,900원대인 CB 전환으로 100만주 이상 보통주 추가 상장을 예고했고, 이 물량이 3,000원대 후반~4,000원대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인 매도 대기 물량, 이른바 오버행으로 인식됐다. 11월 6일에는 6 이상 하락하며 3,900원대로 밀리는 등 단기 급락과 반등이 교차하는 조정 장세가 연출됐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과 단기 자금은 가격대별 회전매매에 나섰고, 11일부터 14일까지는 일부 급등분을 되돌린 뒤 숨 고르기 흐름을 보였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내부자 매수 공시다. 서명환 대표이사는 11월 18일 6만여 주, 19일 13만여 주, 21일 10만 주 등 합산 30만 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며 보유 주식을 275만 주, 지분율 3.49 이상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최대주주인 갑도물산도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공시됐다. 시장에서는 오너와 경영진이 현 주가 수준에서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장기 실적과 수주 전망에 대한 자신감 또는 단기 저평가 인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 신호를 계기로 11월 20일 장 초반부터 개인과 단기 매매세가 유입되며 대원전선과 우선주가 동반 급등하는 수급 랠리가 촉발됐다.

 

글로벌·산업 환경도 주가 변동성 확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 이후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초고압 송전·배전망과 케이블 수요 확대 기대가 전선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구리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전선 단가와 마진 개선 기대가 부각되며 업종 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 논리가 뒷받침되고 있다. 다만 구리 가격은 원재료 비용 부담과 판가 인상 여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실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수주 계약 구조와 가격 연동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스·테마 관점에서 대원전선은 전선·전력설비·AI 전력망·HVDC·전기·통신 인프라 관련주로 분류되며 테마 민감도가 높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그리드 현대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 원전·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수혜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부각될 때마다 관련 테마에 포함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전선·전력설비·AI 전력망 테마 강·약 변화에 내부자 매수라는 개별 호재가 더해지며, 다른 전선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탄력과 변동성을 보였다.

 

동일 업종 내 비교를 종합하면 대원전선은 영업이익률과 ROE 측면에서 효성중공업 등 대형 전력설비 업체 대비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PER와 PBR은 대형 전력설비·전선주 평균 대비 다소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성장 기대가 일정 부분 선반영됐으나 과도한 프리미엄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요약하면 수익성과 외국인 지분율에서는 약점이 있지만, 밸류에이션과 재무건전성에서는 일정 부분 방어력을 확보한 종목으로 분류되며, 향후 초고압 라인과 통신 케이블 수주 실적, AI 전력망·원전·신재생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 여부에 따라 재평가 가능성이 갈릴 전망이다.

 

향후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이내에는 테마 강도와 내부자 매수 효과 지속 여부, CB 물량 소화 속도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3,800~4,000원대에 최근 형성된 거래량 매물대를 지지선으로 삼을 경우 추가 반등 시도가 이어질 수 있지만, 3,700원선이 무너질 경우 단기 조정 심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기 6개월 안팎 관점에서는 AI 데이터센터·그리드 투자, 원전·신재생 인프라, 북미 전력망 투자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시성과 함께 구리 가격, 금리, 경기 등 외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CB 추가 상장 물량 부담과 테마 약세 시 3,000원대 중·후반까지 재차 조정이 나올 수 있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AI 전력망·원전·신재생 프로젝트 수주와 함께 실적·수주 모멘텀이 확인될 경우 4,000원대 중·후반 이상 레벨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원전선이 시장 주도 대형주가 아닌 소형 전선·전력설비 테마주라는 점을 감안해 변동성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환사채 전환에 따른 100만주 이상 추가 상장 예정 물량은 향후 특정 가격대에서 수급 부담으로 재차 부각될 소지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원전, 신재생 등 테마성 재료는 정책과 규제, 금리, 경기 변화에 따라 강도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관련 뉴스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변 시 마진과 수주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AI 인프라 투자 흐름과 전력망 확충 정책의 진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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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전선#ai전력망#전환사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