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애프터마켓 1.1% 하락”…미중 갈등 격화에 투자심리 위축
17일 국내 증시가 정규장 최고치 랠리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1.10% 하락하며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대외 리스크가 국내 대형주 전반의 약세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수급 변화 외에 장기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6분 기준 애프터마켓 편입 코스피 종목은 정규장 종가 대비 1.18%, 기준가 대비 1.10% 하락했다.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0.92% 떨어진 9만6,800원에 거래됐고, 두산에너빌리티(-5.14%), 한화오션(-1.65%), 한미반도체(-3.89%), NAVER(-3.26%), 현대차(-1.24%)도 일제히 약세였다. 정규장에서 2.87% 올랐던 SK하이닉스 역시 애프터마켓에서는 상승 폭이 1.33%로 둔화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자심리 약화의 주된 배경으로는 미중 간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공급 이슈가 재부각된 영향이 크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 마이크론이 중국 내 서버칩 공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 제품을 자국 핵심 인프라에서 배제한데 따른 것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국 YMTC, CXMT 등 주요 반도체 경쟁사의 반사이익 기대감과 동시에 동종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마이크론 철수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수혜를 가져올 수 있으나, 과거 미국 정치권이 점유율 대체에 따른 미국 내 제재를 언급한 바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확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 한국 애프터마켓서 대다수 종목이 하락하고 있고, 같은 소식에 미국 마이크론·엔비디아 등 반도체주 역시 약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국 증시에서도 지역은행 신용 위험 등 변수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주요 금융주 약세가 이어졌고, 옵션 만기일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나스닥 선물도 시간외 기준 1.5% 내리는 등 대외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흔들렸다.
서 연구원은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하고, 미국 악재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신중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미국 내 신용시장 변수 등 다양한 대외요인이 계속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글로벌 정책 및 지정학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증시 흐름도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