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무총장에 정상우 임명제청”…최재해 원장, 정권교체 후 조직 재정비
정치적 충돌 지점은 감사원 사무총장 인선에서 다시 부각됐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9일 정상우 전 공직감찰본부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식 제청한 것이다. 지휘체계 공백과 조직 안정 사이에서 감사원 수뇌부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 모양새다.
정상우 전 본부장은 상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경력을 쌓았다. 1998년 감사원에 몸담은 후 재정경제감사국 과장, 행정지원실장, 국토해양감사국장, 산업금융감사국장, 감사교육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2년 1월에는 지방행정 감사를 총괄하는 공직감찰본부장에 임명됐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같은 해 7월 명예퇴직했다.

정상우 전 본부장은 재임 당시 쟁점이 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도 간접적으로 연결된 바 있다. 감사원이 2022년 4월, 이 대통령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백현동 개발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를 요청한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다. 다만 감사원의 현장 조사는 정 전 본부장이 본부장에 오르기 전인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이뤄졌다는 게 공식 설명이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서 실제로 감사 행정을 총괄하며 기관 혁신 등 굵직한 현안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요직이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조속한 조직 안정과 개혁 동력을 위한 카드로 정상우 전 본부장을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감사원의 대검찰청 수사 요청 등 주요 결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거론하며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엄격한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사무총장의 경력과 감사 업무 적합성을 높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원의 조직 안정과 견제 역할 강화 모두를 동시에 달성하는 인선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재가할 경우, 오는 11월 12일 퇴임하는 최재해 감사원장의 후임과 함께 정상우 전 본부장이 감사원 개혁 및 수뇌부 재편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신임 사무총장 인선을 계기로 감사원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