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CDMO로 제조혁신 모색”…연합회, 국회 포럼 연다
제약과 바이오를 포함한 보건의료 제조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국회 차원의 제조혁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구개발 중심으로 짜인 기존 산업 지원 패러다임을 생산·품질 역량까지 확장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 이른바 CDMO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번 포럼이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제조 인프라를 재점검하고, 국가 전략 차원의 생산기지 육성 방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는 1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보건의료 산업 제조혁신 방안을 주제로 2025 제2차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백종헌, 김윤 국회의원과 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포함한 연합회 회원 8개 단체가 주관한다.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직면한 생산기지 다변화, 품질 규제 고도화, 공급망 리스크 확대 등에 대응하는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국가 전략 CDMO 육성과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 제조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제언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CDMO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주기를 위탁 수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하며,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아웃소싱 수요 증가로 성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특히 이번 포럼은 국내 기업이 단순 생산기지 역할을 넘어 고부가가치 개발과 품질 설계까지 포괄하는 전략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을 짚는 데 방점을 둔다.
기조 발표를 맡은 천청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연구위원은 국가 차원의 제조·품질 혁신 로드맵을 제안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세제와 금융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 GMP를 포함한 품질 규제 대응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민관협력 활성화, 스마트 팩토리 가이던스 제정 방향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 팩토리는 자동화 설비와 데이터 기반 공정 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생산 효율과 품질 일관성을 높이는 제조방식을 말하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의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조현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팀장은 국가 전략 CDMO 인프라 확충과 생산 역량 고도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핵심은 대규모 배양과 정제 설비뿐 아니라 공정개발, 분석기술, 디지털 품질관리 체계를 통합한 플랫폼을 조성해 외국계 제약사의 위탁 수요를 국내로 유치하자는 제언이 될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가 미주와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안정적인 공급망 파트너로 올라설 조건과 정책적 뒷받침이 무엇인지가 논의의 초점이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은 이선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산업, 법률, 투자, 정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다자 논의로 진행된다. 패널에는 박용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팀장, 이동국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이태규 스케일업 파트너스 대표,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패널들은 규제와 인허가, 투자환경, 글로벌 기업의 생산 전략, 정부의 산업 육성정책을 교차 검토하며 국내 제조혁신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점검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CDMO와 생산기지 유치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은 대형 CDMO 기업을 중심으로 품질·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부 국가가 대규모 공정 인프라 조성과 세제 혜택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생산 허브를 유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연구개발과 임상 역량에 비해 상업 생산과 품질 시스템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한다고 보고, 장기적인 제조혁신 로드맵과 데이터 기반 공정관리 체계 구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연합회 관계자는 보건의료 산업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제조·품질 역량이 국가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라며, 이번 포럼이 국회, 정부, 산업계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제조혁신을 통한 산업 경쟁력 확보 전략을 도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논의가 향후 정책 과제로 어떻게 이어질지, 제조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을 촉진할 계기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