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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HMM 인수 검토”…물류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
경제

“포스코, HMM 인수 검토”…물류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

강민혁 기자
입력

포스코그룹이 9일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국내 물류업계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사업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물류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자문 계약을 맺고 HMM 인수 타당성에 대한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3조원에 이르는 물류비 절감과 주요 벌크선 수요 증가에 대응할 자체 해운 역량 강화가 인수 추진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출처=HMM
출처=HMM

포스코는 전체 국내 해운 물동량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화주로, 자체 해운사를 확보할 경우 물류비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터미널 운영 등과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류 효율성 강화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HMM과 포스코 간 시너지의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는 관측이 따른다. 현재 HMM 매출의 80% 이상이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고, LNG선 보유는 한 척에 불과하다. 반면 포스코의 해상 물류 수요는 벌크선이 대부분이라, 선대 구조 개편 없이는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 가격 부담도 주요 변수다. HMM의 한국산업은행 보유 지분(36.02%)은 7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최근 자사주 매입과 실적 개선에 따라 기업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자사주 공개 매수가 마무리되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지분율도 각각 30% 초반대로 감소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약 16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으로 자금 여력에는 무리가 없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업황 둔화, 안전 투자 증가 등으로 재무 건전성 저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해운법상 별도의 사전 승인, 노조의 본사 이전 반대 등 제도·노사 이슈가 남아 있어 실제 인수까지는 다양한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시도일 수 있지만, 컨테이너선 중심 구조를 벌크·LNG선 위주로 전환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포스코는 현재 “HMM 인수 여부는 결정된 바 없으며, 전략적 시너지를 중심으로 다각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포스코의 인수 결정과 정부·금융당국의 대응, 글로벌 해운 시장 변화 등이 국내 물류산업 지형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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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hmm#물류경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