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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화재를 딛고 휴관의 시간→2028년 재개관을 준비하다
문화

국립한글박물관, 화재를 딛고 휴관의 시간→2028년 재개관을 준비하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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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아래 유유히 흐르던 한글박물관의 시간은, 지난 2월 뜨거운 불길 앞에 잠시 멈추었다. 한글의 숨결을 이어온 공간은 화염 속에서도 문화 유산의 안전을 지켜내며, 지금은 고요한 기다림의 시기로 접어든다. 박물관을 둘러싸던 산책로와 담백한 전시장의 기억조차도, 이제는 아득한 휴관의 서정 속에 담긴 채 2028년의 재개관이라는 먼 약속을 품게 됐다.

 

지난 겨울, 국립한글박물관의 옥상에서 일어난 화재는 증축공사 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였다. 당시 소방당국은 260명의 인원과 76대의 장비를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고, 다행히 인명 피해와 국가유산 손실 없이 사태를 수습했다. 그러나 불은 한글놀이터 구역까지 흔적을 남겼고, 천장과 철골구조물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치며 오랜 복구가 필요함을 알렸다.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이에 따라 한글박물관은 박물관 전체 공간에 대한 공사와 더불어, 피해 복구를 위한 긴 휴관에 들어가게 됐다. 2014년 설립 이후 한글 문화를 전하는 거점이었던 이 공간은 새로운 교육환경과 관람환경 조성을 목표로, 2024년 10월부터 2028년 하반기까지 쉼 없는 재정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관람객을 위한 배려로, 전시와 교육사업은 외부 공간에서 계속될 것이며, 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보다 자세한 안내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새 단장 후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다시 뵙고자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무엇보다 안전한 박물관의 가치를 강조하는 그들의 목소리에는 보호와 혁신의 의지, 그리고 문화의 연속성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깃들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휴관은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 한글의 살아있는 기억과 만남을 위한 한때의 숨 고르기다. 2028년 하반기, 새롭게 태어날 한글박물관을 기다리는 시간은, 우리의 언어와 문화가 다시금 따스하게 숨 쉬는 그날을 함께 그려 나갈 것이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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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화재#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