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산책길, 퍼플데이”…장항 맥문동 꽃축제에서 찾는 여름의 쉼표
요즘 푸르른 숲길에 핀 보랏빛 꽃길을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마음을 쉬게 하는 숨은 명소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계절의 정취와 감성 사진 모두를 잡으려는 방문객들의 일상이 됐다.
충남 서천 장항송림자연휴양림의 여름은 맥문동의 물결과 함께 깊어진다. 해송 숲을 따라 3km에 펼쳐진 보라색 꽃길은 사진만으로도 무성한 설렘을 안긴다. SNS에는 ‘꽃길 인증샷’이 줄을 잇고, 가족·연인의 손을 잡은 방문객들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웃음 짓는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7080페스티벌, 트롯페스타, 재즈페스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울려 퍼져 세대를 아우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매년 축제 기간이면 휴양림을 찾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계절별 꽃축제의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진다”며 “특히 자연과 예술, 미식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테마형 축제가 가족 여행지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느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에 여백을 더하는 자연친화형 라이프스타일’이라 부른다. 한 심리학자는 “숲길 산책과 향기 체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심신의 안정감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함께 어울리며 자신만의 순간을 남기는 경험이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는다”고 표현했다.
현장 분위기도 후끈하다. 아이와 함께 첫 맥문동 축제를 찾은 한 엄마는 “퍼플데이가 있어 가족 모두 똑같이 보라색 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 모습 자체가 올여름 최고의 추억이 됐다”고 고백했다. 커뮤니티에는 “은은한 꽃향기와 음악, 미술과 사진 전시까지 다채로워서 하루가 모자랄 정도”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결국 ‘장항 맥문동 꽃축제’는 여행지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산업단지와 해송 숲, 맥문동이 어우러진 풍경은 잠시 멈춤이 필요한 이들에게 마음의 휴식처가 돼 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