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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우표로 태권 말고 택견”…우정본부, 무형유산 알린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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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무예 택견이 디지털 우편·핀테크 인프라를 매개로 한 문화콘텐츠로 다시 태어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택견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를 발행하며, 전통 문화 유산을 ICT 기반 우정 네트워크와 접목하는 시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표는 여전히 실물 인쇄물이지만, 전자우편 연계, 온라인 우표 구독, 디지털 아카이브 등과 연결되면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이터형 문화 자산으로도 작동하고 있어, 공공 ICT 플랫폼 위에서 전통 IP를 확장하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0일 우리나라 전통 무예 택견을 주제로 한 기념우표 40만 장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우표에는 공격과 방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택견의 대표 동작이 담겨, 정지된 이미지로도 동적인 몸놀림이 드러나도록 디자인했다.  

택견은 부드러운 곡선의 몸놀림으로 공격과 방어를 구사하는 점이 특징인 전통 무예다. 조선 시대에는 주로 서민을 중심으로 명절이나 잔칫날에 행해졌고, 신윤복과 유숙의 대쾌도 속 장면에서 그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싸움 기술이 아니라 놀이와 공연, 공동체 축제와 맞닿은 생활형 무예라는 평가가 나온다.  

 

언어 속에서도 택견의 흔적은 남아 있다. 오늘날 대결 상황에서 사용하는 본때를 보이다, 딴죽걸다 같은 표현이 모두 택견 기술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이번 우표에 담은 장면 역시 이러한 생활문화적 맥락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택견은 독창성과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2011년 전 세계 무예 가운데 처음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살아 있는 전통이자 문화적 다양성을 넓히는 무예로 국제 사회가 공인한 셈이다. 공공 ICT 인프라를 관리하는 우정사업본부가 택견을 우표 소재로 선택한 것은, 무형문화유산을 디지털 기록과 온라인 유통 채널까지 포함한 공공 플랫폼에 더 깊이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우표는 가까운 총괄 우체국 방문이나 인터넷 우체국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발행 물량이 40만 장으로 한정된 만큼 향후 디지털 이미지 아카이브, 온라인 전시, 메타데이터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IT·문화 융합 자산으로 재활용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와 문화계는 이러한 공공 우편 플랫폼의 디지털화를 계기로, 전통 IP를 활용한 신규 콘텐츠와 데이터 비즈니스가 추가로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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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택견#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