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러가치 2% 하락 전망”…국제금융센터, 완만한 세계 성장 속 금융시장 변동 경고
현지시각 기준 1일 미국(USA)과 주요 금융시장에서 국제금융센터가 내년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을 종합적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전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달러 가치 약세 가능성,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의 거품 논란 등을 포괄하며 주요국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완만한 성장세 속에 통화·재정정책의 운신 폭이 제한되는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가 1일 내놓은 ‘2026년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현재 수준보다 약 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조짐과 함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달러에 대해 약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현지시각 기준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통화정책 전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는 급격한 완화보다는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시장도 아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준이 서두르기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단계적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인사 변화가 시장 기대와 정책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통화정책과 환율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제시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내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제시해, 올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2.0%에서 내년 2.1%로 소폭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유럽연합(EU) 유로 지역은 1.3%에서 1.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Japan)은 올해 1.1%에서 내년 0.7%로 뚜렷한 둔화가 예상되는 반면, 중국(China)은 4.9%에서 4.3%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봐, 주요국 전반에 걸친 성장세 약화를 시사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세계 교역 둔화, 고금리 부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국제금융센터는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이 AI 관련 기대와 고평가 부담이 공존하는 가운데 조정과 상승이 반복되는 등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에서 AI 기술과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자산에 대해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시장이 이제 AI 기술의 실제 수익화 가능성과 데이터·규제 리스크를 세밀하게 점검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단순한 성장 기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에 따라 내년 주식시장이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사업 모델 검증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과 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가 빠르게 조정될 수 있는 반면, 수익화에 성공한 기업에는 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도 최근 AI 관련 IT 대형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쟁을 잇달아 보도하며, 기술 혁신과 금융시장의 과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국가별 경제·재정 여건을 반영한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 운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각국의 재정 여력과 부채 수준에 따라 정책 기조가 상이하게 전개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일부 선진국은 군비와 사회복지 지출을 동시에 늘리면서 재정수지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유로 지역과 일본 등은 부채 부담을 고려해 재정 확장 속도를 조절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국제금융센터는 일부 국가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부각될 경우 금리 상승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 국채 신용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특정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리스크는 연준의 인하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질 경우 더욱 커질 수 있어, 통화와 재정의 조합이 글로벌 금융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번 전망은 세계 경제가 고금리·고부채 환경 속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간신히 유지하는 가운데, 통화정책 전환과 기술 혁신, 재정 부담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연준의 점진적 인하가 신흥국에는 일부 숨통을 틔워줄 수 있지만, 성장 둔화와 재정불안, AI 자산 조정 가능성이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전망에서 제시된 통화·재정 정책의 향방과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