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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포스 360 나온다…AWS·세일즈포스, AI비서로 클라우드 묶는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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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이 기업용 클라우드 운영 방식을 다시 짜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와 세일즈포스가 AI 비서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포스 360을 AWS 전용 형태로 선보이며, 기존 클라우드 투자를 유지한 채 AI 도입 속도를 높이려는 기업 수요를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생태계 주도권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AWS는 17일 세일즈포스와 협력해 자사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에이전트포스 360 포 AWS를 공개했다. 에이전트포스 360은 세일즈포스의 기업용 AI 에이전트 제품군을 AWS 인프라에 맞춰 제공하는 형태로, 내년 초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단독 공급된다. 기업 고객은 AWS 계정 안에서 AI 비서를 탐색하고 구매한 뒤 바로 배포할 수 있는 구조다.  

핵심 기술은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아마존 베드록이다. 에이전트포스 360은 베드록을 추론 엔진으로 사용해 세일즈포스의 업무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응답을 생성한다. 추론 엔진은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기업 시스템과 연동된 정보를 불러와 결과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SaaS 중심 도입 방식이 가진 클라우드 이원화 문제를 줄이고, AWS 안에서 AI 워크로드를 일관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으로 평가된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 360에 프롬프트 빌더 기능을 탑재했다. 프롬프트 빌더는 기업이 보유한 자체 데이터에 기반해 정확성과 관련성이 높은 프롬프트를 구성하도록 돕는 도구다. 기술적으로는 프롬프트 템플릿과 데이터 연결 규칙을 미리 정의해, 사용자가 매번 긴 입력을 작성하지 않아도 일관된 품질의 질의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프롬프트 편차로 인한 응답 품질 불안정을 줄이고, 기업이 원하는 거버넌스를 내장한 생성형 AI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모델 선택권도 강조했다. 프롬프트 빌더 내부에서는 일부 클로드 계열 모델뿐 아니라 노바 라이트, 노바 프로 등 아마존이 제공하는 다양한 대규모 언어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여러 모델을 교체해가며 테스트하고, 업무 유형별로 최적의 모델을 지정하는 멀티 모델 전략을 쓸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성이 특정 모델 종속을 줄이고, 성능과 비용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구조로 보고 있다.  

 

시장 관점에서 에이전트포스 360은 기업의 AI 관련 지출을 통합 관리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세일즈포스 솔루션에 들어가는 비용뿐 아니라 AWS 기반 IT 지출 전반을 단일 뷰에서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매와 청구, 파트너 인센티브를 하나의 체계 안에 묶어, 사전에 승인된 예산 범위 안에서 AI 에이전트 도입과 확장을 조달 절차 최소화와 함께 진행하는 구조다. 재무와 조달 부서가 AI 도입을 통제하기 쉬워지는 셈이라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수요가 예상된다.  

 

데이터 보호 설계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거대언어모델 트래픽은 세일즈포스가 운영하는 프라이빗 AWS 클라우드에서만 오가도록 제한된다. 이를 통해 고객 데이터가 외부 AI 제공업체로 전송되거나, 타사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구상이다. 초기 데이터 접근부터 모델 호출, 결과 저장과 로그 기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은 관리와 감사를 받도록 설계됐으며, 각국 규제와 내부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화되는 AI 규제 흐름에도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의 AI 법안과 각국 개인정보보호 규제는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의 데이터 이동을 세밀하게 요구하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안에서 LLM 트래픽을 통제하는 방식은 데이터 주권과 규정 준수를 중시하는 금융, 공공, 의료 분야에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WS와 세일즈포스의 협력은 글로벌 클라우드 간 경쟁 구도에서도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애저 기반 기업용 AI 스택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AWS는 자체 모델과 파트너 생태계를 결합한 형태로 대응하면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세일즈포스에게도 AWS 인프라 위 AI 에이전트는 고객 접점을 넓히는 수단이 된다. 기존 CRM 중심의 데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AWS 워크로드에 걸친 데이터를 활용해 더 많은 업무 영역으로 AI 비서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랜즈먼 세일즈포스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 부사장 겸 앱익스체인지 CEO는 고객이 강력하면서도 기존 클라우드 투자와 정합성을 갖춘 AI 에이전트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WS 상의 에이전트포스 360이 신뢰할 수 있는 가드레일과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간편한 구매 경로를 제공해, 고객이 기존 구매 약정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루바 보르노 AWS 글로벌 스페셜리스트 및 파트너 부사장은 에이전트포스 360이 고객이 AWS 인프라에서 AI 에이전트를 더 쉽게 발견하고 배포하며 혁신할 수 있게 하는 도구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트포스 360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을 대체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데이터 통제와 비용 최적화, 규제 준수 전략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의 성과가 향후 클라우드 기반 AI 비서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보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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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포스360#aws#세일즈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