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60 마그마 데뷔”…제네시스 전동 고성능, 글로벌 트랙 공략→향후 10년 청사진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전동 고성능 모델 GV60 마그마를 앞세워 럭셔리 고성능 세그먼트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열린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GV60 마그마와 마그마 GT 콘셉트가 나란히 무대에 오르며,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고성능 전기차의 방향성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급 전동화 모델로 다져온 지난 10년의 기반 위에, 퍼포먼스와 감성, 서킷 지향 기술을 중첩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GV60 마그마는 지난해 선보였던 GV60 마그마 콘셉트를 양산형으로 정교하게 다듬은 첫 마그마 라인업으로, 제네시스 전동화 가문 최상위에 놓이는 순수 퍼포먼스 모델로 설계됐다. 전폭을 넓히고 전고를 낮춘 차체 비례 위로 강렬한 주황색 외장과 마그3홀 범퍼 디자인을 입혀, 정지 상태에서도 공기와 힘의 흐름을 시각화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후면부는 루프라인과 일체형으로 설계한 윙 스타일 리어 스포일러와 신규 범퍼, 검은 색상의 사이드 스커트와 레터링을 통해 고속 영역에서의 다운포스 확보와 시각적 무게 중심 하향을 동시에 겨냥했다. 측면에 적용된 와이드 펜더와 275㎜ 광폭 타이어, 전고 20㎜ 하향 설정은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을 더욱 강조하며 서킷 주행을 겨냥한 세팅 방향을 암시한다.

실내는 시트와 도어 트림, 센터 콘솔 주요 면을 스웨이드 계열 샤무드 소재로 마감해 고급스럽지만 기능 중심의 분위기를 조성했고, 현대차그룹 최초로 전동 조절 기능을 결합한 마그마 전용 파워 10-웨이 버킷시트를 탑재해, 서킷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인체를 정교하게 지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고출력 전기 파워트레인과 어우러지는 인체 공학적 인터페이스 구축 노력으로 해석된다.
동력 성능은 제네시스 양산 전동화 모델 중 가장 공격적이다. 전륜과 후륜에 탑재된 듀얼 모터의 합산 최고 출력은 448kW, 약 609마력에 이르며 최대 토크는 740Nm에 달한다. 스티어링휠을 통해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할 경우 출력은 478kW, 약 650마력까지, 토크는 790Nm까지 치솟고, 최고 속도는 시속 264km에 맞춰졌다. 후륜 모터는 최대 출력 유지 구간을 확장해, 장시간 고부하 상황에서도 출력 저하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런치컨트롤 적용 시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 도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9초로 제시됐다.
주행 하드웨어 역시 전동 고성능 콘셉트와 조응한다. 내장형 고급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EoT 제어 시스템은 코너링 순간 차체의 잔류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전륜에는 하이드로 G부싱을 도입해 노면의 미세한 진동과 충격을 걸러낸다. 전륜 모노블럭 캘리퍼와 대구경 디스크 조합은 반복 제동 상황에서도 제동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세팅됐다고 제네시스는 설명했다. 결국 고출력 전동화 모델이 직선 가속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랩타임 개선을 겨냥한 세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GV60 마그마의 가장 상징적인 차별점은 마그마 전용 드라이브 모드 체계다. 운전자는 스티어링휠 조작을 통해 스프린트, 지티, 마이 세 가지 모드로 진입할 수 있다.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제어 안전 영역을 제외한 모든 주행 관련 파라미터가 최고 수치로 수렴해, 모터 출력과 토크, 서스펜션 감쇠력, 구동력 배분 등이 서킷 주행에 초점을 맞춘 세팅으로 전환된다. 지티 모드는 고속 항속 시 안정적 추월 가속과 전비 효율 사이의 균형을 중시한 장거리 크루징용 세팅으로 정의됐으며, 마이 모드에서는 전자식차동제한장치, 전자제어 서스펜션, 차체자세제어장치를 운전자가 세부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성에 대해, 고성능 전기차가 엔지니어의 일방적인 세팅에서 벗어나 운전자 맞춤형 퍼포먼스 툴로 진화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최대 15초 동안 출력과 토크를 극대화하는 부스트 모드, 강한 가속을 돕는 런치컨트롤은 직선 가속 퍼포먼스의 극한을 체감하게 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HPBC라 불리는 배터리·모터 온도 관리 시스템은 주행 목적에 따라 열 관리 수준을 조정해 출력 저하를 방지하고, 가상 변속 시스템은 출력과 토크, 회생 제동을 복합적으로 제어해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변속 감각을 제공한다. 전용 가상 사운드 시스템은 마그마 특유의 전기 사운드를 구현해 운전자에게 속도 인지와 몰입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기차시장에서 점차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는 가상 사운드 기술을, 제네시스가 럭셔리 고성능 감성의 일부로 적극 편입시키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GV60 마그마의 시장 투입 일정도 구체화됐다. 제네시스는 내년 1월 한국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지역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전략의 중심축을 한국에서 먼저 가동한 뒤, 고급 전기차 수요가 두터운 유럽과 북미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마그마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수순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고성능 전기 SUV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구축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 현장에서 함께 선보인 마그마 GT 콘셉트는 제네시스가 바라보는 장기 퍼포먼스 헤리티지의 방향을 암시하는 모델로 의미가 크다. 낮게 눕혀진 전면 보닛과 길게 뻗은 루프 라인, 넓은 리어 펜더는 GT 레이스카의 전형적인 비례를 현대적인 언어로 재해석한 것으로, 제네시스는 이 콘셉트가 GT 레이싱 클래스 진출을 목표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그마가 단발성 이미지 제고 프로젝트가 아니라 서킷 기반의 모터스포츠 활동과 연결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기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급차 브랜드가 모터스포츠 성과를 통해 기술과 이미지를 동시 강화해 온 글로벌 흐름을, 제네시스도 본격적으로 추종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호세 무뇨스는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 역사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고 언급하며, 마그마가 향후 10년간 제네시스의 의지와 방향성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 중심의 고성능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시점에, 제네시스가 고급 전기차를 넘어 럭셔리 고성능 전기 브랜드라는 새로운 축을 선점하려는 구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향후 마그마 라인업이 SUV와 세단, 스포츠카 유형으로 확장될 경우, 제네시스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그룹 전체 전동화 전략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