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구 한 번에 묶는다…카카오, 플레이MCP 도구함 공개로 에이전트 경쟁 가속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 기반 개방형 플랫폼 플레이MCP가 외부 생성형 AI와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잇는 새로운 관문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7월 공개한 MCP 기반 플랫폼 플레이MCP에 도구함 기능을 추가하고, 챗GPT와 클로드 등 글로벌 AI 서비스에서 카카오 계정 한 번의 인증만으로 다양한 MCP 도구를 호출할 수 있게 했다고 24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와 글로벌 AI 모델 간 연동을 표준화하는 이른 시도가 에이전틱 AI 경쟁 구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레이MCP는 AI 모델과 외부 도구, 데이터 소스를 안전하게 연결하기 위한 MCP 기반 개방형 플랫폼이다.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API, 애플리케이션 등과 통신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규약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흩어진 기능을 하나의 AI 인터페이스에서 호출할 수 있게 설계됐다. 카카오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MCP를 전면 도입한 플랫폼을 선보이며 에이전트형 AI 생태계의 기반을 구축해 왔다.

이번에 추가된 도구함은 사용자가 플레이MCP에 등록된 MCP 도구를 직접 골라 한 번에 관리하고, 이를 외부 AI 서비스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플레이MCP 사이트에서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카카오톡, 캘린더, 선물하기, 멜론 등 자신이 쓰고 싶은 MCP 도구를 도구함에 담으면 된다. 이후 챗GPT에서 개발자 모드를 통해 맞춤형 MCP 서버 주소를 등록해 도구함을 인증하거나, 클로드에서 설정 메뉴의 커스텀 커넥터로 플레이MCP 도구함을 연결하면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도구함을 통해 실제 사용자는 자연어 명령만으로 여러 인터넷 서비스를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나 클로드에 방금 정리한 내용을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으로 보내 달라거나, 오늘 내 일정을 알려 달라, 내가 받은 선물 목록을 보여 달라, 작년 오늘 멜론에서 들었던 곡을 다시 재생해 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AI가 플레이MCP를 통해 카카오 계정에 연동된 각 서비스를 호출해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서비스마다 별도 연동이나 로그인 절차가 필요했지만, 도구함을 통해 계정 인증과 도구 선택 단계를 분리하면서 연동 절차가 크게 단축됐다.
기술적으로 MCP는 AI 모델이 호출 가능한 도구 목록과 사용 방법을 표준 형식으로 설명하고, 실제 호출 시 입력과 출력 형식을 정해주는 메타 레이어 역할을 한다. 플레이MCP는 이 규약을 기반으로 도구 제공자와 AI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연결을 중개한다. 도구함은 여기에 계정 인증과 권한 관리를 덧붙여, 사용자가 한 번 승인한 카카오 계정 정보를 바탕으로 여러 MCP 도구를 일괄 호출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는 사용자가 개별 도구마다 다시 로그인하거나 권한을 부여하지 않아도, 카카오 계정 인증만으로 등록된 MCP 도구를 안전하게 호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시장 측면에서 도구함은 대화형 AI를 실제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사용자는 더 이상 답변을 읽고 직접 앱을 열어 조치할 필요 없이, AI가 곧바로 메시지 전송, 일정 조회, 콘텐츠 재생 같은 후속 행동을 수행하는 경험을 얻게 된다. 특히 카카오톡, 선물하기, 멜론 등 국내에서 이용률이 높은 서비스와 직접 연동되면서,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사용자 체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기업이 에이전틱 AI를 둘러싼 생태계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GPT를 중심으로 플러그인과 커스텀 액션을 통해 외부 도구 연동을 확장하고 있고, 앤트로픽과 구글도 각각 클로드와 지능형 에이전트를 활용한 도구 연결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 카카오의 도구함 업데이트는 한국 인터넷 서비스를 MCP 기반으로 묶어 글로벌 모델에 제공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카카오 계정을 통해 다양한 도구를 일괄 인증하는 방식은 국내 이용자에게 낮은 진입 장벽을 제공하면서, 해외 AI 모델 입장에서는 별도 로컬 파트너십 없이 한국형 도구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보안과 데이터 보호 측면도 중요한 쟁점이다. 카카오는 도구함을 통해 호출되는 MCP 도구들이 카카오 계정 기반 인증을 거치도록 설계해, 개별 도구별 인증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권한 관리와 접근 통제를 중앙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용자 실제 데이터와 연동되는 개인화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어느 범위까지 데이터를 AI가 읽고 쓸 수 있게 허용할지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과 투명한 고지 체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향후 데이터 국외 이전, 제3자 제공 여부 등과 관련해 국내 개인정보보호 규제와의 정합성을 어떻게 맞출지도 관찰 포인트로 거론된다.
카카오는 플레이MCP 도구함을 카카오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외부 파트너 도구까지 확장해, 국내외 AI 생태계의 허브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국내 개발자와 기업이 만든 각종 MCP 도구를 플레이MCP에 올리고, 이를 챗GPT와 클로드 같은 글로벌 AI 서비스에서 공통으로 불러 쓰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한국발 AI 도구의 해외 노출 창구가 넓어질 수 있다. 동시에 국내 사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AI 서비스 간 도구 활용 경험을 통합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는 플레이MCP에 추가된 도구함 기능이 AI를 사용자의 실제 일상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일상 AI로 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MCP 기반 도구 연동 표준과 계정 인증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에이전트형 AI 서비스의 실사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도구함이 카카오의 AI 플랫폼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파급력을 발휘하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