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슬의 집념 폭발”…청주KB, 후지쓰에 아쉬운 73-78→박신자컵 결승 진출 실패
부산 사직체육관을 가득 메운 함성 속, 청주 KB의 마지막 투지는 끝내 미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4쿼터 종료 26초를 남기고 양지수의 팁인 득점과 자유투로 점수 차는 한 점까지 좁혀졌으나, 종이 한 장 차이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강이슬의 인상적인 더블더블 활약에도 종료 10초 전 운명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며, 박신자컵 결승 진출의 문은 닫혔다.
2025 BNK금융 박신자컵 여자농구대회 준결승전은 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청주 KB는 일본 W리그 챔피언인 후지쓰 레드웨이브와 4강 무대에서 격돌했다. 경기 초반 KB는 후지쓰의 빠른 트랜지션과 외곽포에 수차례 실점을 허용하면서 리드를 내줬다. 전반을 50-61로 마친 KB는 최다 11점차까지 뒤지며 고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4쿼터 들어 KB의 반전 서사는 강이슬이 주도했다. 외곽 슛을 적중시키며 점차 점수를 좁혔고, 골밑에선 양지수가 결정적인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종료 26초 전, 중심을 잃은 채 시도한 양지수의 팁인 득점과 앤드 원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73-76까지 KB가 따라붙었다. 강이슬은 이어진 수비에서 공격권을 가져오는 스틸로 추가 찬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10초, 양지수의 승부를 가르는 3점슛이 림에 맞고 튕겨 나가자 후지쓰가 남은 시간을 지켜내며 결승 진출권을 가져갔다. 강이슬은 이날 27점 12리바운드의 괄목할 만한 기록으로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를 동시에 달성했다. 후지쓰에선 미야시타 기호가 18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신자컵 결승 무대는 일본 W리그 챔피언 후지쓰 레드웨이브와 덴소 아이리스가 만나게 됐다. 두 팀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청주 KB와 스페인의 카사데몬트 사라고사는 7일 3위 결정전에서 다시 한 번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환호와 아쉬움이 진하게 교차했다. 하루를 견디는 선수들의 땀방울, 간절한 투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여운을 남겼다. KB 선수들의 도전과 강이슬의 집념은 9월 7일 3위 결정전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이야기를 예고하고 있다.